보건의료노조 대의원 대회에
안희정ㆍ이재명ㆍ심상정 참석
安ㆍ李 토론서 사사건건 대립각
安 “충남 공공의료 강화” 주장에
李 “민간병원 매입해 공공화” 맞불
장외에서도 증세 논란 이어져
沈 “보건의료인력법 통과시킬 것”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노심(勞心) 공략에 나섰다. 전통적 야권 지지층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잡지 않고서는 경선이나 본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22일 서울 대방동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대의원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자신의 노동정책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안보포럼 및 경기 안성시 농업인 간담회 행사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서는 문 전 대표에 이어 지지율 2, 3위를 달리고 있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눈에 띄었다. 이 시장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를 마친 뒤 행사장에 뒤늦게 도착한 안 지사를 웃음으로 맞으며 악수를 맞이했다. 하지만 토론이 시작되자 두 주자는 사사건건 각을 세웠다.
먼저 축사에 나선 안 지사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쇄했지만, 저는 충남에 있는 4개 의료원을 중심으로 보호자 없는 병실을 운영하고 공공의료정책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안 지사가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노조원들의 마음을 파고 든 것이다. 이에 이 시장도 “대통령이 되면 첫번째 의료정책으로 진주의료원을 원상복귀시키겠다”며 “공공의료 비중을 30%이상으로 늘리고 민간 중소병원을 매입해 공공의료원으로 만들겠다”고 좀 더 파격적인 제안으로 맞받아쳤다.
안 지사는 또 이날 대회에 참석한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을 가리키며 “학생운동 시절 제 형 같은 분이다. 30년간 올곧게 한 길을 걸은 나 실장의 삶을 존경한다”고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 이에 이 시장도 정치 입문 계기가 된 2003년 인하ㆍ성남병원 폐업철회투쟁 참여 일화를 소개하며 안 지사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두 주자는 자신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정책을 부각시키는 데도 애를 썼다. 안 지사가 먼저 건강보험과 관련, “건강보험이 더 높은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가 범위를 확대하고 균질한 의료서비스를 위해 혁신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건강보험 수혜율을 넓힐 수 있도록 보건의료노조를 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성과연봉제를 들고 나왔다. 그는 “의료 부문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환자에게 어떻게 하면 약을 더 많이 먹이고 주사를 놓고 수술을 많이 할 지 생각하게 된다. 이는 의료공공성 본질에 반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억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두 주자의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이 시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복지를 증진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라면서 "이걸 '공짜 밥'으로 폄훼하고 반대하는 것은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를 덜 하고 계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 시장의 증세 주장과 관련해 “대선 국면에서 촉박한 논쟁이어서 고민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인 셈이었다.
심상정 대표는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을 반드시 정의당 책임하에 민주당의 지원을 얻어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간병인서비스제도를 거론하며 “통합간병서비스 제도의 경우에도 제도만 있으면 뭐하느냐. 결국 사람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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