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ㆍ노조 “지역경제 황폐화”VS 현대중 “오히려 유입 근로자 늘어”
울산 동구지역 주민들과 노조 등이 현대중공업의 분사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회사 분할작업을 추진, 서비스 부문은 부산으로, 로봇사업부는 대구로, 그린에너지는 충북 음성으로 이전을 완료하거나 마무리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비조선 분야사업장과 분사를 울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회사 분할 방침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 1일자로 ▦현대중공업(존속법인, 조선·해양·엔진사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사로 인적분할된다.
이에 대해 울산동구주민대책위원회는 22일 오전 11시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현대중공업을 떠난 종업원이 2만2,300명에 달해 동구 일대 지역경제가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 분사를 결행하면 5,000명이 추가로 동구를 떠나 지역경제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자동차지부 등 노동계도 “일방적으로 주총을 열고 분할 등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3개 지부는 강력한 연대로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측이 주장하는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회사로 인적분할하면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임금 삭감, 근로조건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울산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해 노동과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는 경영권에 해당하는 ‘분할(분사), 양도, 합병, 인원정리’ 등은 노사협상하도록 돼 있다”며 “이번 분사는 정몽준의 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것으로, 정몽준 대주주의 아들 정기선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과 박학천 울산시의원, 박은심ㆍ김수종ㆍ홍유준ㆍ박경옥 의원 등 동구의회 의원들도 삭발까지 하며 분사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일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사업부 분할을 최종 결정하면 지역 경제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권 청장은 “현대중공업은 미래 신산업 창출과 신기술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통합R&D센터도 경기도 성남에 추진 중으로 고급 연구인력이 집중된 통합 R&D센터와 같은 미래 먹거리산업을 울산이 아닌 타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경영합리화 노력을 일부 정치권 및 노동계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선동하고 확대재생산해 유감스럽다”며 “지역의 자치 단체장과 의원들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책임 있는 당사자로 오히려 문제를 확산시켜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분할 회사의 일부 기능은 이전돼도 군산조선소의 일시 중단에 따라 울산 유입인구는 더 늘어난다”며 “구체적인 근거 자료가 없는 막연한 추측성 주장을 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측은 “올해 울산에 근무하는 직원수는 2015년 말 대비 373명이 늘게 된다”며 “1,016명이 유입된 가운데 나간 인원은 643명”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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