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단종 영향 시장 침체
지난달 번호이동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
LG ‘G6’ 내달 둘째주 출시 예정
삼성 ‘갤S8’은 4월 중순 나올 듯
“쌓인 교체 수요 몰려 활기” 기대
꽁꽁 얼어붙었던 이동통신 시장에 봄이 오고 있다. 3월부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사운이 걸린 전략 스마트폰이 한 달여 간격을 두고 출격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인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무겁게 가라 앉았던 이통 시장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신제품 부재에 구형폰 이례적 인기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는 유난했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 번호이동 건수는 총 40만4,5810건으로 지난해 1월 43만2,528건 대비 6% 정도 줄었다. 이달 20일까지 번호이동 건수가 하루 평균 1만4,000여건인 점을 감안하면 2월 역시 전년(42만571건)보다 적은 38만여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해 통신업체를 갈아타는 번호이동은 이동통신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그만큼 올해 휴대폰 매장이 한산함을 보여준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이 경기 침체 못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자체가 하반기 휴대폰 판매량 1, 2위를 다퉜던 데다 갤럭시노트7이 빠지면서 공시지원금(보조금) 등 마케팅 경쟁에도 김이 빠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시된 지 1년 안팎이 지난 구형 스마트폰이 판매 상위 10위권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례적 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집계한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를 보면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가 여전히 5위 내에 이름을 올렸고, 2015년 나온 갤럭시노트5도 웬만한 신제품보다 순위가 높았다.
3, 4월 스마트폰 예약판매 노려볼 만
그러나 LG전자와 삼성전자 전략폰이 나오는 3월과 4월에는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되는 LG전자 G6는 공개 후 40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시판된 전작과 달리 바로 예약 판매에 들어가 3월 둘째주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8은 내달 29일 공개, 4월 중순 출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두 제품은 대기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통점에서 G6나 갤럭시S8이 언제 출시되는지 묻고는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출시일에 맞춰 전국 매장에 풀리는 전략폰의 초도 물량을 통상 10만~15만대로 잡지만 이번 G6와 갤럭시S8의 경우 2배에 이르는 20만대 이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해 휴대폰 부문에서만 1조2,591억원의 적자를 낸 LG전자나 갤럭시노트7로 쓴맛을 본 삼성전자 모두 신제품 성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G6와 갤럭시S8의 출고가가 전작 대비 5~10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구매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만원대 스마트팔찌(밴드) 기어핏 등이 예약 판매 사은품으로 내걸렸던 지난해에 필적할만한 혜택이 등장할 것이란 게 통신업계의 예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제원(스펙), 가격 조건 등을 미리 따져본 뒤 예약 판매를 노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