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최순실(61ㆍ구속기소)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고영태 녹취록’과 관련한 국정농단 기획설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최씨 측은 고영태씨의 계획 범죄에 휘말린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녹취록에 등장하는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보좌관은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 전 보좌관은 최씨나 대통령측 법률대리인이 주장하는 ‘고영태 기획설’을 부인했다. 최 전 보좌관과 고씨는 2014년 지인 소개로 만난 뒤 스포츠 관련 사업 구상을 공유하며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보좌관은 “(녹취록에 나오는) 고씨 등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할 능력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는) 능력도 없고,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 전 보좌관은 오히려 “고씨가 최씨를 통해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고씨 영향력의 근원이 최씨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최씨 측은 최 전 보좌관 역시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인물로 고씨와 ‘한 통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최 전 보좌관이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등과 “관급 사업을 수주해 이익을 나누자. 30%만 남겨도 10억 아니냐”며 36억원대 문체부 발주 용역 사업을 따내려 한 정황을 지적한 것이다. 최 전 보좌관은 “허세 섞인 이야기였다”고 방어했다.
최씨도 직접 질문에 가세해 “제가 이용당한 것 같다”며 기획설에 힘을 실으려는 자세를 보였다. 최씨는 “고씨, 류상영, 최 전 보좌관 등이 체육과 관계된 일을 하려고 (계획)한 건 맞다”며 “걔네들(고영태 등)한테 (내부 정보를)준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최 전 보좌관은 “(고씨에게 줬다는 문서는) 공개된 문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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