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많이 사용한 게 아닌데…”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2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요리프로그램 ‘집밥 백선생 3’ 제작발표회에서 설탕 과다 사용 지적에 대해 “솔직히 억울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2015년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젼’에서 설탕을 과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부각돼 ‘시청자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았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집밥 백선생’을 진행하면서도 설탕을 사용하는 모습이 몇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백종원은 이에 대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박진경 PD가 컴퓨터그래픽(CG)를 입히는 과정에서 설탕을 넣는 모습이 부각돼 논란이 불거졌다. 지금도 가끔 박 PD에게 ‘미안하다’는 전화가 온다”며 해명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설탕을 과다 사용하면 건강에 안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종원은 예전에 요리 초보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설탕을 팍팍 넣으라”고 말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설탕을 적절히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집밥 백선생 2’에서 소고기뭇국에 설탕을 넣은 장면에 대해서는 “당시 활용한 무가 여름 무였다. 여름 무는 쓴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으로 쓴맛을 잡으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된장국에 설탕을 넣은 적도 있는데, 시판용 된장이 아니라 시골에서 가져온 묵은 된장에 넣으라는 말이 편집돼 오해를 샀다”며 ‘집밥 백선생’을 겨눈 질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백종원이 정부의 설탕 줄이기 운동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집밥 백선생3’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거리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백종원은 최근 ‘바른 먹거리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의 식품 안전 캠페인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식품 안전 캠페인 추진 내용에는 당류 저감화 정책까지 포함된다. 조리법을 단순화하기 위해 설탕 등 조미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백종원이 기존 모습과 상반되는 행보를 보여 ‘슈가보이’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냐는 해석이 나왔다. 백종원은 “음식하는 사람 입장에서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안 쓸 수가 없다”며 “이번 방송에서는 과하게 쓰지 않고 잘 조절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3은 어떻게 달라질까. ‘만능 간장’ ‘만능 춘장’으로 이어진 ‘만능 요리법’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 된다. 백종원은 출연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만능 소스를 개발했다. 고정 출연자인 개그맨 양세형은 “백종원 선생에게 배운 ‘마법의 스프’를 만들어보니 앞으로 조미료를 안 쓰고 이 가루만 쓸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시즌보다 시청자와의 소통도 강화된다. 14일 첫 방송에서는 ‘출장 백선생’ 특집으로 백종원이 사연을 보낸 시청자의 집을 찾아 냉장고 안의 재료로 요리법을 선보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집밥 백선생 3’의 박희연 PD는 “지난 시즌을 진행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요리법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들이 많더라”며 “중간에 ‘출장 백선생’과 같은 특집을 다시 해 시청자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수제자’와 함께 하는 본격적인 방송은 이날 오후 9시 40분 방영된다. 수제자로는 양세형 외에도 배우 남상미, 이규한, 가수 윤두준이 출연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던 배우 남상미가 고정 출연해 기대를 모았으나 KBS2 ‘김과장’ 촬영 스케줄로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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