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보다 결혼퇴직 줄었지만
임신ㆍ출산ㆍ가족돌봄 사유는 늘어
재취업 임금, 퇴직 전의 84.5%
시간제 등 고용형태도 불안정
여성들에게 일ㆍ가정 양립은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와 같았다. 경력단절 여성은 재취업 하는데 평균 8.4년 소요되며, 경력단절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월 임금이 76만원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만 25~54세 대한민국 미혼ㆍ기혼여성 4,83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6월에 개인 면접조사를 실시한 ‘2016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21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의뢰해 3년 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기혼 여성의 48.6%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57.0%에 비해 8.4%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2명 중 1명은 ‘경력단절녀’가 된 것이다. 경력단절 사유로 결혼(40.4%)을 꼽는 여성들은 3년 전에 비해 21.4%포인트 줄었지만 임신ㆍ출산(38.3%)은 11.8%포인트, 가족구성원 돌봄(12.9%)은 8.7%포인트 늘어 돌봄 노동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은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여성들은 평균 28.5세에 경력단절을 경험했는데, 재취업까지 8.4년이 걸렸다. 경력단절 전후 임금격차는 26만8,000원으로 3년 전 조사 때보다 4만7,000원 더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에서 받는 임금은 월 평균 146만3,000원으로 퇴직 당시 임금 173만1,000원의 84.5% 수준에 그쳤다. 과거 임금은 물가 변화를 반영해 재산정했다.
경력단절을 겪지 않은 여성과 임금 격차 또한 월 평균 76만3,000원으로 3년 전 66만원에서 10만3,000원 더 벌어졌다. 경력단절이 없는 취업자는 월 평균 241만8,000원, 재취업자는 165만6,000원을 받았다.
고용형태도 한층 불안해졌다. 경력단절 전 상용근로자는 81.7%였지만 단절 후 재취업 때는 45.4%로 줄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10.4%에서 24.5%로 늘고, 자영업자도 5.1%에서 15.2%로 증가했다. 근무형태로 보면 경력단절 전 시간제 근무는 6.1%에 불과했지만 단절 후 28.9%로 늘어났다.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안하고 있는 여성들은 일 가정 양립을 위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7.1%), 보육시설 확충(28.1%)과 장시간 근로 문화 개선(21.6%)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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