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시민들도 “덤프 트럼프” 외침
美에선 ‘대통령의 날’ 맞아
28개 도시 수천명 항의 시위 참여
미국 대통령의 날인 20일(현지시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안팎으로 환대 받기는커녕 거센 비난 세례에 시달렸다. 트럼프의 국빈방문을 놓고 영국 의회에서는 찬반 격론이 벌어졌고 미국 시민들은 “트럼프가 싫다”며 그의 퇴출 시위를 벌이면서 트럼프는 오도가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하원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취소 여부를 두고 3시간 동안 격론이 벌어졌다. 앞서 영국 의회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는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아 온 트럼프의 국빈방문을 공식방문으로 격을 낮춰 달라는 청원이 18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노동당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단세포 동물” “사나운 어린아이” 등이란 말을 동원해 맹비난하며 공식방문으로 격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노동당의 폴 플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능력을 ‘단세포 동물’이라고 묘사한 뒤 “트럼프에게 국빈방문의 영광을 부여하는 건 영국이 자신의 행동과 발언을 승인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당의 시먼 번스 의원은 “미국은 영국의 가장 위대한 동맹국으로 개인적인 견해들과 평가들은 오히려 영국의 국익이 뭔지 흐리게 할 뿐”이라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같은 시간 영국 의회 밖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트럼프 반대” “덤프 트럼프(트럼프 버리기)” 등을 외치며 트럼프의 국빈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BBC방송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추천을 취임 758일 만에 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에 받았다”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트럼프에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의 날인 이날 미 전역에서는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항의 시위 주최 측은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미시간 등 28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로스엔젤레스 주최 측은 “미국 대통령의 날에 트럼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자는 제안에 4,300명이 시위에 참석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뉴욕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에서는 시위자들이 “그(트럼프)는 속이고 있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당신의 눈을 떠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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