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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현역 육군 중장 맥마스터

입력
2017.02.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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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걸프전 ‘전설적 지휘관’

주한 미군 복구 경험은 없어

부친은 한국전ㆍ베트남전 참전

허버트 레이먼드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허버트 레이먼드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군 전체에서 명망이 높은 허버트 레이먼드 맥마스터(55) 육군 중장을 새로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13일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 경질로 불거졌던 ‘안보 참모’ 공백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트럼프 정부는 내치와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심기일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맥마스터 신임 보좌관의 낙점을 발표하며, “엄청난 재능과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별도 설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맥마스터 보좌관에게 휘하 참모 인선의 전권을 줬다고 밝혔다. 이는 맥마스터 이전 물망에 올랐던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권 간섭을 우려해 고사했다는 언론 보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맥마스터 보좌관도 “국가를 위해 봉사할 특권을 얻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백악관 입성에도 불구, 현역 장성 신분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최고안보사령탑을 현역 장성이 맡는 것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콜린 파월 장군) 이후 처음이다.

1984년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맥마스터 보좌관은 걸프전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 한국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군인의 길을 걸은 것으로 전해졌다.

맥마스터 보좌관을 전설의 전쟁영웅으로 만든 1991년 이라크전 당시 ‘동경 73도선’ 전투. 당시 미군의 주력 에이브러햄 전차(위)와 파괴된 이라크 전투 차량. 아래 작은 사진은 관련 전쟁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당시 맥마스터 대위.
맥마스터 보좌관을 전설의 전쟁영웅으로 만든 1991년 이라크전 당시 ‘동경 73도선’ 전투. 당시 미군의 주력 에이브러햄 전차(위)와 파괴된 이라크 전투 차량. 아래 작은 사진은 관련 전쟁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당시 맥마스터 대위.

미국 언론과 정치권은 모처럼 훌륭한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각료ㆍ참모 인선에 비판적이던 존 매케인(공화ㆍ콜로라도) 상원의원은 “이보다 더 좋은 인물을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런 높은 평가는 맥마스터 보좌관이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른바 ‘동경 73도선 전투’에서 9대의 에이브러햄 전차로 80여대의 이라크 전차(T-62ㆍT-72)를 격파한 전설적 지휘관이기 때문이다. ‘동경 73도선’ 전투는 미국 군사다큐멘터리로 방영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육사 등에서 군사 교리와 야전교범 혁신 사례로 강의되고 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권력자와 상관에게 쓴 소리를 마다 않는 군인으로 통한다. 베트남전 당시 미 합참의장의 역할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 수행 방식을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뛰어난 영관급 장교로 주목 받았음에도 2006년과 2007년 두 번 연속 장성 진급에 누락된 것은 이 때문이다. 위기에 빠진 그를 2008년 심사에서 구해준 인물은 이번에 NSC 보좌관 물망에 함께 올랐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대장이었다.

미국 언론은 맥마스터 보좌관의 대 러시아, 대 중동 정책이 낙마한 플린 전 보좌관보다 더 강경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를 적대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며,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에 비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다만 ‘백악관은커녕 국방부 근무 경력이 없는 야전 출신’이라며 ‘각종 안보이슈를 총괄 조정하는 능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현안에도 군인 특유의 원칙에 입각한 강한 대응이 예상된다. 주한 미군 복무 등 한반도 관련 눈에 띄는 경력이 없기 때문에, 대북 정책 입안과 조율과정에서 군 선배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발언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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