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의원의 정책 발원지는 동여의도에 위치한 ‘라이프팀’이다. 지난해 63빌딩에서 300여m 떨어진 라이프콤비 빌딩에 입주해 라이프팀이라는 이름이 붙은 정책팀은 아직까지 밖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다.
라이프팀에는 유 의원을 물밑에서 돕고 있는 교수진ㆍ연구원그룹ㆍ전문가집단, 청와대ㆍ정부 출신 인사들이 정책 논의만을 위해 드나들고 있다. 유 의원이 과거 몸담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들과 이회창ㆍ박근혜 대표체제에서의 당 정책브레인 그룹, 서울대ㆍ위스콘신대 인맥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유 의원이 자신을 돕다 상처받은 전직 의원들처럼 이들도 면면이 드러나면 불이익을 받을까 봐 전면에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만 라이프팀은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과 김희국ㆍ이종훈 전 의원이 삼각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유 의원은 산정빌딩의 ‘유캠프’ 발족 전까지 이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과 정책 거점인 라이프팀을 오가며 정책을 발굴해 왔다.
유캠프는 전ㆍ현직 의원 그룹이 핵심 뼈대다. 이들이 해당 전문 분야의 정책 마련은 기본이고, 공보, 조직, 수행, 전략, 법률자문, 네거티브, 인재영입, 명망가 발굴 등의 역할을 동시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인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이 명망가 접촉에 힘쓰고, 민현주 전 의원이 인구ㆍ여성ㆍ가족 정책을 개발하면서 대변인도 맡는 식이다.
학계에선 정승연 인하대 통상학부 교수,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신광식 KDI 초빙연구위원 등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반기문 캠프에서 돕던 원로그룹이나 전문가들과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유캠프 총괄본부장인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55년생)을 제외하면 캠프 내 인사가 모두 50대 이하로 비교적 젊다. 진 총괄본부장은 “캠프 인사 모두가 리더로서의 유승민의 가치를 철저히 믿는 ‘확신범’이라는 점도 특이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경제는 개혁, 안보는 보수’ 노선을 선명하게 하고 있는 유 의원은 외교ㆍ안보팀만큼은 직할체제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도 유 의원의 외교ㆍ안보 섀도 캐비닛의 면면을 전혀 모르고 있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캠프 핵심 인사는 “어떤 분들인지 짐작만 할 뿐 거명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4선 국회의원인 유 의원이 8년간 국회 국방위 위원과 국방위원장으로 역임하며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간 전문가 그룹으로 추측된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잇따른 김정남 피살로 16일 유 의원이 긴급 개최한 토론회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현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발제자로 나선 것이 주목받은 이유다.
캠프 운영 자금은 지금까지 유 의원 개인이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자금 관리의 실수나 문제가 경선ㆍ본선 과정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유 의원은 앞서 유캠프 발족 때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나를 위해 단 한 푼의 사비도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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