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읽어주는 남자]<39> 독립투자자문업자 IFA
요즘 펀드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립투자자문업자라고 할 수 있는 IFA는 특정 금융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금융상품에 대한 전반적 자문을 담당하는 자산관리 전문가를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나’를 위한 금융주치의나 금융집사라고 생각하면 쉽다. 영국(1988년), 미국(1992년), 일본(2004년), 싱가포르(2007년)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일찍이 IFA를 도입했으며 시장의 한 축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IFA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은행ㆍ증권사 PB나 보험사의 FP와 달리 ‘특정 금융기관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속 회사의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이 독립성이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사에 소속된 PB나 FP는 본인 회사에서 만들고 주력으로 하는 상품 위주로 상담과 판매를 하게 된다. 설령 회사 방침이 아니라 해도 본인이 자주 접하고 알게 되는 상품도 대개 회사의 것이다. 다른 회사에 좋은 상품이 있다 해도 투자자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계열 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은 50%가 넘는다.
오는 3월부터 IFA의 상담과 자문 범위에 보험을 제외한 금융권 상품(펀드, 예금, RP, 파생결합증권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IFA가 활성화되면 펀드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겠지만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먼저 투자자가 전문가의 상담ㆍ자문을 받으면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IFA에 대한 상담ㆍ자문 비용을 고객이 내기 때문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기존 채널에서는 전문가의 상담과 무관하게 상품 가입 시 정률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투자자가 상담을 1분을 받든 10시간을 받든 투자비용이 동일했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IFA는 다르다. 투자자 본인이 비용을 조정하거나 전문가를 교체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상담ㆍ자문의 질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IFA 도입에 따라 전문가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IFA는 기존 제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은행, 증권사의 영업직원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차별성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비제도권 출신 전문가들이 각자의 브랜드를 형성할 수도 있다. IFA가 활성화된 영국의 선례를 보면 은행, 증권사, IFA 등 여러 유형의 전문가들이 이미 자산관리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이 집중하는 고객층이 세분화되고 서비스의 질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IFA 제도가 가진 특성이 금융선진국과 동일하게 우리나라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투자자를 위한 IFA의 본질적인 상담ㆍ자문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IFA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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