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주간 문재인’ 동영상 공개
안희정은 스마트폰 앱 활용
劉는 공약을 페북에 카드뉴스로
“정치의 예능화” 우려 시선도
조기 대선 가능성 속에 대선주자들의 정책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부분 주자들은 “보다 친절하고 쉽게”를 외치며 이른바 ‘프렌지’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경제, 복지, 외교안보 분야의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을 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갖은 매체와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프렌들리(friendly)’와 ‘이지(easy)’의 합성어로 홍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는 ‘프렌지’ 전략이 대선 공간에도 침투한 셈이다.
프렌지 전략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가장 적극적이다. 문 전 대표는 20일 서울 마포의 한 스튜디오에서 정책 제안 동영상 ‘주간 문재인’녹화를 진행했다. 편안한 갈색 스웨터를 입은 문 전 대표는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하는 사람은 자영업자인가 노동자인가”라고 물으며 학습지 교사나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 근로자들의 권리 보장이 필요한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매주 제작한 주간 동영상은 젊은 세대의 접근성이 높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공식계정 등을 통해 유포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싱크탱크에서 정책의 큰 틀을 발표하면 주간 문재인에서는 삶과 밀접한 구체적인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정책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자들은 정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안희정 정책비전 홈페이지’를 열어 경제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앞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우리 희정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면서 어르신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주로 페이스북에 육아휴직 3년법이나 칼퇴근법 등 자신의 정책공약을 알기 쉽게 정리한 ‘카드뉴스’를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주자들은 보다 쉬운 정책 설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슈별 현장을 찾아 관련 공약을 밝히는 ‘현장 맞춤형 공약발표’를 이어오고 있다. 2012년 토크 콘서트로 바람을 일으킨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경우, 이번엔 토크쇼와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활용할 계획이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18일 홍대입구 앞 놀이터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자신의 정치관과 공약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토크 버스킹’을 진행했다.
프렌지 전략은 정치를 유권자의 생활공간으로 침투시키기 위한 정치권의 생존전략이다. 대중의 참여가 제한된 공식석상에서 뜬구름 잡기 식의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구식이 됐다. 보다 친근한 소통수단을 앞세워 참여를 끌어내지 않으면 유권자들의 시선을 잡을 수 없게 된 정치현실 속에서 정치권이 프렌지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다. 문 전 대표의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벤치 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분 정도 주요 이슈를 직접 설명하는 ‘위클리 어드레스’동영상을 매주 제작해 토요일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인기를 유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의 예능화’ 내지는 과도한 포퓰리즘적 접근 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전혼잎 기자 hoihoi@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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