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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말레이 입국”… 아버지 김정남 시신 찾으러 온 듯

입력
2017.02.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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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최근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씨가 20일 부친이 숨진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사진은 김씨가 2013년 8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 등교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최근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씨가 20일 부친이 숨진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사진은 김씨가 2013년 8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 등교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 20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김한솔이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아버지의 시신을 인계 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격적으로 말레이시아로 들어옴에 따라 김정남의 시신을 놓고 진행되던 북한과 유족간 줄다리기는 결국 유족의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정남 암살의 주요 용의자들이 북한 국적자로 확인되면서 김정은 정권이 사건의 배후로 사실상 드러난 가운데 시신을 유족에 넘겨주게 되면서 북한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앞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DNA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유족에게 김정남의 시신을 넘기기로 약속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와 중국보 등에 따르면 김한솔은 이날 중국 마카오에서 에어아시아 AK8321편으로 출발, 오후 7시 50분(현지시간)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 도착했다. 김정남이 아들 김한솔을 만나기 위해 마카오로 가려다 변을 당한 바로 그 터미널이다. 다만 김한솔은 비행기가 도착한지 1시간이 지난뒤에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김한솔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활주로에서 그를 안전한 장소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남 피살 후 신변 안전 문제로 김한솔과 가족은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마카오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의 장손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지만, 2013년 삼촌인 김정은에게 위협을 받은 뒤 프랑스 사복경찰의 밀착경호를 통해 자취를 감추고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었다. 김정은 정권에 부정적인 인터뷰에 나섰던 점 등을 고려하면 김한솔은 그동안 북한 정권의 표적이었다는 분석이 정설이다. 특히 아버지 김정남이 제거된 후 김한솔은 북한 정찰총국 등으로부터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북한의 살해 위협을 무릅쓰고 그가 말레이시아를 찾은 것은 아버지의 시신을 인계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부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정부가 시신을 확인하기 전 가족이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유족에 우선권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또 “시신 인도를 위해서는 유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에 와야 한다”고 밝혀 유족이 움직여 줄 것을 간접 요청했다.

특히 사건 직후 김정남의 둘째 부인 이혜경이 중국 대사관을 통해 시신 인도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이 말레이 정부에 전달이 되지 않자, 아들이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브라힘 부청장은 “이날 현재까지 북한 외에 시신 인도를 요청한 나라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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