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28ㆍ스포츠토토)는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2연패(2010 밴쿠버ㆍ2014 소치)에 성공한 ‘빙속 여제’다. 그런 이상화에게서 동계아시안게임쯤은 성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화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07년 창춘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징크스라 할만하다. 더구나 이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종아리 부상 탓에 “무리하지 않고 즐기다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상화가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자존심을 살리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20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01의 기록으로 2015년 1월 중국 장훙이 세운 아시아기록, 1분16초51을 훌쩍 넘어섰다. 다만 이상화는 1분15초19로 우승한 일본 고다이라 나오(31)를 넘어서지 못했다. 2위는 일본 다카기 마오(1분15초31), 3위는 중국 장훙(1분15초75)이 차지했다. 이상화는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1,000m에서 값진 기록을 보인 이상화는 21일 주 종목 500m에 출격한다. 이상화는 지난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나오가 일본신기록인 37초13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이상화가 설욕할 수 있는 무대이지만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이상화는 올시즌 초반부터 무릎 및 종아리 부상에 시달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무리하지 않고 재활에 집중했다. 이상화가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한 사이 고다이라가 이번 시즌 나선 월드컵 시리즈에서 총 6차례 레이스를 펼쳐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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