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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창욱 "주류-비주류 나뉜 현실, 슬프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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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창욱 "주류-비주류 나뉜 현실, 슬프지 않아요?"

입력
2017.02.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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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솔직히 말하자면 지창욱은 'TV형' 배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영화 '조작된 도시'를 통해 지창욱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케이퍼 무비라고 하지만 사실상 지창욱의 비중이 90% 이상이다. 지창욱은 이 영화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캐릭터에 몰입된 연기력으로 관객을 끌어당겼다. 왜 이제야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나 싶을 정도다.

"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피한 건 아니었죠. 작품을 하다 보니 저절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제작 단계에서 인연이 잘 안 된 작품도 있었고요."

지창욱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조작된 도시'는 마치 게임을 보는 듯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CG)과 액션이 인상적이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박광현 감독은 CG작업에 굉장한 공을 들였다.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는 듯한 소재 역시 독특하다. 배우 입장에서는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죠. 한 편으로는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찾게 되면서 혼란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은 감독을 만나고 사라졌죠. 박 감독 특유의 색깔이 영화적인 장치와 어우러졌을 때 충분히 설득력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박 감독과 '찰떡호흡'을 자랑하는 지창욱은 영화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지창욱이 맡은 권유는 강간살인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다. 교도소에서도 온갖 핍박을 당하면서 철인이 되는 캐릭터다.

"교도소 촬영이 정말 힘들었어요.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죠. 가장 고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권유가 처한 상황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죠. 최악의 상황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억울해하는 모습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연기하려 했죠."

지창욱은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몸을 사리지 않았다. 고난이도의 액션과 카체이싱 신까지 소화했음에도 "모두 내가 한 건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권유가 '각성'하는 과정이 담긴 교도소 신에서 지창욱은 맞고 또 맞았다. 굽실거리지 않는 다니는 이유로 마덕수(김상호) 일당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때리는 연기보다 맞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때리는 건 마음이 불편한데 맞는 건 몸이 힘들잖아요. 물론 실제로 맞는 건 아니지만, 넘어지고 굴러야 하니까. 액션을 하면서도 그냥 때리거나 맞는 게 아니라 분노, 슬픔과 같은 감정 연기까지 해야 하니 더 힘든 것 같아요."

최근까지 지창욱이 연기한 작품의 장르는 모두 액션이다. 드라마 '힐러'에 이어 tvN '더 케이투' '조작된 도시'까지. "굳이 이유는 없어요. 액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먹고 찾아 다니는 건 아닌데 공교롭게 장르가 다 액션이더라고요. 장르가 액션인 작품의 장점은 비주얼이 많이 남는다는 것. 그래서 대중도 더 기억을 잘 하는 것 같고요. 아직까지 스스로 보여줄 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나중에는 액션이 아닌 아예 힘을 뺀 코미디라든지, 멜로를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 때 관객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장르는 액션이지만 권유와 여울(심은경)의 알 듯 말 듯한 '썸' 역시 영화의 묘미 중 하나다. 게임세계에서는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게 서툰 남녀의 순수한 모습이 재미를 더한다.

"(심)은경이는 실제로도 여울이라는 캐릭터랑 많이 닮았어요. '작품에 몰입하는 과정의 일부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향 자체가 똑같더라고요. 저나 은경이나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한 사이가 된 것 같아요. 원래는 여울이 권유를 부르며 껴안는 장면이 있는데 편집했더라고요(웃음). 권유와 여울의 관계는 딱 거기까지가 좋았던 것 같아요."

살인누명을 쓴 권유는 게임 속 팀원인 여울과 데몰리션(안재홍), 용도사(김민교)와 의기투합하며 자유를 맞게 된다. 현실에서 '비주류' 취급을 당하는 이들이 기득권층과 맞서 싸워 이길 때 관객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하지만 막상 지창욱은 "먹먹하다"고 표현했다.

"저도 모르게 비주류가 주류와 싸우는 이야기라고 영화 홍보를 하다가 '과연 비주류는 뭐고, 주류는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주류'로 불리는 이들에게는 참 먹먹한 세상이 아닐까 싶었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살아가기도 하잖아요. 영화에서도 권유가 자유를 얻긴 했지만,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았죠. 굉장히 가슴이 먹먹했어요."

올해 군 입대가 목표인 지창욱은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드라마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럼에도 입대 전 작품 한 편을 더 찍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아마 올해쯤 군대를 갈 것 같고요.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 전에 좋은 사람들과 작품 한 편 더 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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