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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 ‘탄핵 반대’ 토요일마다 늘어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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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 ‘탄핵 반대’ 토요일마다 늘어난다는데…

입력
2017.02.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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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1일에도 광화문에서는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았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서울시청 앞에서는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의 물결이 출렁댔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할 때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퇴임 등 헌법재판관들의 임기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탄핵 결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탄핵 인용 여부보다는 그 시점에 대한 관심이 향후 대선 일정과 맞물려 증폭됐고, 잠재적인 대선 후보들의 행보도 급격히 빨라졌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사이에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향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박영수특별검사팀이 청구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대통령 측의 대응이 본격화하면서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의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촛불 집회’와 대치되는 ‘맞불 집회’, ‘태극기 집회’의 규모도 초기와 달리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탄핵을 둘러싸고 지난 한 달간 나타난 여론의 흐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뉴스 기사를 통해 분석했다.

‘탄핵’ 과 함께 ‘탄핵 반대’ 언급도 크게 증가

지난 4주간 흐름을 살펴보기 위한 분석 데이터의 추출 기간은 1월 15일부터 2월 11일까지로 설정했다. 분석에 활용된 키워드는 ‘탄핵’을 기본으로 했고, 뉴스와 SNS(트위터, 블로그)에 나타난 ‘탄핵 반대’ 언급 추이도 살펴보기 위해 ‘맞불’ ‘무효’ ‘기각’ ‘반대’ 등의 키워드를 포함해 데이터를 추출했다.

먼저 ‘탄핵’을 키워드로 SNS에 나타난 4주간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봤다. 140음절이라는 단문 형식의 게시가 가능해서인지 탄핵 언급은 블로그에 비해 트위터에서 훨씬 많은 건수를 나타내고 있다. 언급의 추이 또한 트위터에서의 증가가 크게 높았다.

이와 함께 전체 ‘탄핵’ 관련 언급에 대한 ‘탄핵 반대’ 언급의 비율을 살펴보았다. 트위터의 경우 ‘탄핵 반대’와 관련한 언급이 27~31%로 4%포인트 정도의 변화가 있었지만, 블로그에서는 44~57%로 13%포인트 가량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에 비해 트위터에서의 이용자 연령대가 낮기에 세대별 정치이념적 지향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차후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 관련 전체 트윗 개수가 9만5,000건에서 35만건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탄핵 반대에 대한 언급 비율은 별다른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좀 더 세밀한 파악을 위해 하루 단위로 ‘탄핵 반대’와 관련한 언급 비중 추이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SNS와 함께 뉴스 기사에서의 관련 언급 비중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SNS와 뉴스 기사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사항은 토요일 집회를 중심으로 ‘탄핵 반대’ 관련 언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즉 집회일인 1월 21일과 2월 4일이 이에 해당하고, 설 연휴로 인해 촛불집회는 열리지 않고 태극기 집회만 있었던 1월 29일 즈음해서도 ‘탄핵 반대’언급이 크게 증가했다.

‘탄핵 반대’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탄핵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진영에서든 언급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해당 이슈에 대한 관심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토요일 집회를 즈음해서 기사에서의 언급이 증가하고, 또 이후에 SNS에서의 언급 또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토요일 집회는 긍정적이든 아니면 부정적이든 사회적 관심을 증가시키는 데는 일정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탄핵 연관어에서도 찬성과 반대 단어가 고루 나타나

다음으로 탄핵과 관련해 어떤 얘기들이 주로 언급되고 있는지 연관어 분석을 통해 살펴봤다. 가장 많이 언급된 연관어는 탄핵의 대상인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와 함께 탄핵 절차를 이끌어가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나타났고, 직접적으로 탄핵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탄핵하다’와 ‘탄핵반대’ ‘인용’ ‘기각’ ‘촛불’ ‘태극기’ 등의 단어들도 비중 있게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탄핵을 바라는 입장과 관련된 언급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양상이었다. 이외에도 대통령 탄핵 절차 속에서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는 ‘특검’ ‘청와대’ ‘황교안’ ‘문재인’ ‘최순실’ ‘JTBC’ 등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었다.

태생적으로 민주주의는 여러 목소리가 모여야 완성된다. 여러 목소리가 나타나고, 또 그것이 모아지려면 나와는 다른 생각, 다른 가치에 대해 관용과 인정이 우선돼야 한다. 생각과 가치, 그것에 기반한 각자의 지향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그것이 모아지는 방식에 대해서는 합의와 동의가 필요하다. 지금 서있는 곳은 광화문과 대한문일지라도, 그 중간 어디에선가는 만나야 한다. 너도 나도 외치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누구나 바라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말이다.

배영(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 데이터 출처: 트위터와 블로그 자료는 조사전문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의 버즈워드(Buzzword)데이터를, 뉴스 기사자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서비스를 이용함. 분석에 활용한 트위터 데이터는 2017년 1월 15일~2월 11일까지를 대상으로 각각 2,222만개 이상의 계정과 1,162만개 이상의 계정에서, 뉴스 기사 데이터는 같은 시기를 대상으로 방송(MBC, SBS, YTN)과 주요 신문(한국일보, 경향신문 등 13개 매체)에서 추출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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