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현직 경찰 간부가 동료 여경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연수원 동기가 운영하는 법무법인(로펌)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성추행한 로펌 변호사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최근 전 강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A 경감을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구속하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넘겼다. A 경감은 지난달 사건이 불거진 직후 다른 경찰서로 대기 발령된 상태다.
A 경감은 2015년 11월 팀 회식 차 노래방을 간 자리에서 같은 팀 소속 후배 경찰을 벽으로 밀어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강제로 입맞춤을 했는가 하면, “모텔로 가자“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경감은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 팔을 수 차례 잡아당기면서 상처를 입힌 폭행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작년 5월에도 공영주차장 차 안에서 입맞춤을 하고 피해자 집 앞에서 껴안는 등 강제로 신체를 접촉,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A 경감은 경찰 감찰 등 자체 조사에서 “합의 하에 이뤄진 것으로 강제로 한 일은 절대 아니다”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지만, 경찰은 추행 혐의가 적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모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B씨는 타 법무법인 소속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최근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난해 5월 연수원 동기가 운영하는 법무법인 회식에 동석했다가, 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20대 여직원의 몸을 더듬는 등 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초경찰서는 피해 여성의 고소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지만 이 변호사는 경찰에서 “(피해 여성의 몸을) 접촉한 사실 조차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휴대폰에서 혐의를 입증할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했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B씨 진술이 거짓으로 판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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