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혐오표현 실태조사 발표
우리나라의 사회적 약자 중 온라인과 현실세계를 통틀어 성소수자가 가장 많은 혐오의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숙명여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발간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혐오 피해 경험비율은 성소수자가 94.6%로 가장 높았고, 여성(83.7%) 장애인(79.5%) 이주민(42.15%) 순이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8월 13일~9월 29일 15~59세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1,014명을 온라인 설문 및 면접 조사한 결과다.
이들이 혐오 표현을 접한 온라인 공간(복수응답)은 뉴스 기사나 영상 댓글(78.5%) 카페 및 커뮤니티 댓글(73.7%) 페이스북 댓글(73.3%) 등이었다. 성소수자 혐오 표현은 ‘변태’ ‘호모’ 등이 가장 많았고, ‘사탄’ 등으로 묘사하며 ‘지옥에 갈 것’이라는 언어폭력이 동반되기도 했다. 여성 혐오 표현은 ‘김치녀’가 가장 많이 등장했고, 장애인은 ‘징그러운 것’ ‘없어져야 하는 것’, 이주민은 ‘테러리스트’ ‘돈에 몸을 판 여성’ 등으로 주로 표현됐다.
오프라인상에선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 장애인의 87.5%, 이주민의 63.2%가 각각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이주민에 대한 혐오 표현이 온라인보다 두드러졌다. 당시 상황으로는 ‘친하지 않은 지인으로부터(90.4%)’가 가장 많았고, ‘TV 등 매체를 통해’(83.85) ‘대중교통 및 공중화장실 등에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82%)가 뒤를 이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혐오 표현을 제재하는 입법과 시민사회의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혐오 표현이)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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