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김명훈 4단
백 한승주 4단
<장면 13> 김명훈이 흑1로 패감을 쓰고 3으로 패를 다시 따냈다. 흑은 이 패싸움을 지면 바둑도 지니까 당연히 끈질기게 패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반면 한승주는 이 장면에서 세 가지 판단 실수를 했다.
첫째, 자기가 패감이 많다고 봤다. 백4가 끝내기로 한 집 손해지만 이 패감이 있어서 백이 한 패감 차이로 패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흑7로 먼저 부딪치는 패감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일단 백8로 받았지만 다음에 흑13이 또 패감이어서 이제는 흑의 패감이 더 많아졌다. 둘째, 백이 패를 이기지 못하면 무조건 바둑을 진다고 생각했다. 두 선수 모두 마지막 1분 초읽기에 쫓기며 두던 때라 정밀하게 형세판단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매우 중대한 판단착오다.
마지막으로 패감 크기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끝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흑이 13에 패감을 썼을 때 얼른 3으로 이어 패를 해소한 백14가 마지막 패착이다. 김명훈은 “지금도 역시 <참고도> 2로 패감을 받았어야 했다. 그런 다음 앞에서 설명한 대로 3 때 4로 한 발 물러나 패를 양보하고 흑이 5(◎)로 연결할 때 6으로 지켰으면 조금이라도 백이 남는 형세다”라고 말했다.
결국 백이 패를 이겨 중앙을 몽땅 집으로 만들었지만 흑15로 아래쪽 백돌이 다 잡혔다. 하변 흑집이 워낙 커서 이 바꿔치기는 흑이 5집 정도 이득이다. 워낙 미세한 형세였으므로 여기서 완전히 승패가 갈렸다. (6 12… △, 9 1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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