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따로 보기’ 기능이 있다. 이는 ‘관용구’ ‘속담’ 등만을 따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인데, 예를 들어 ‘관용구’로 들어가 ‘발’을 검색하면 ‘발’과 관련된 관용구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실제로 ‘관용구’에서 ‘발’을 검색해 보면 ‘발’로 시작하는 관용구는 74개, ‘발’을 포함하는 관용구는 134개가 있는데, 예를 들어 ‘발이 넓다’는 ‘사교적이어서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말발이 서다’는 ‘말하는 대로 시행이 잘 되다’는 뜻으로 등재되어 있다.
다음으로 ‘속담’에서 ‘발’을 검색해 보면 ‘발’로 시작하는 속담은 22개, ‘발’을 포함하는 속담은 218개가 있는데, 예를 들어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말은 비록 발이 없지만 천 리 밖까지도 순식간에 퍼진다’는 뜻으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믿고 있던 사람이 배반하여 오히려 해를 입는다’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다.
그렇다면 ‘관용구’와 ‘속담’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관용구’는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語句)’인데 비해, ‘속담’은 ‘예로부터 민간에 전하여 오는 격언이나 잠언’으로 사전에 뜻풀이가 되어 있다. 즉 ‘관용구’가 단순히 비유의 기능을 가지는 어구인데 비해, ‘속담’은 풍유나 해학적인 요소가 들어가 교훈이나 풍자를 담은 어구로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관용구나 속담을 평소에 많이 알고 있고, 실제 말과 글을 통해 구사할 수 있다면 우리말 실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따로 보기’ 기능을 이용해 관용구와 속담을 익히도록 하자.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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