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중국보 "1년전부터 김정남 감시하며 암살 준비"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의 리정철(46)이 말레이시아 현지의 대사관과 접촉했던 적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는 18일 체포된 리정철이 '매우 특수한' 신분이라며 말레이시아 주재의 모(某) 대사관과 접촉한 적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사관은 북한대사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정철이 북한의 특수요원으로 북한 당국의 지시에 의해 범행 계획 수립, 여성 조력자 포섭 등에 나서며 김정남 암살을 주도했을 개연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리정철은 1년 넘게 말레이시아 현지에 체류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 i-KAD를 소지하고 일반 '외화벌이' 노동자와 달리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이어 리정철이 암살 작전에 참여하긴 했지만 '진정한 막후 수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리정철이 체포 직후 돌연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남 부검에 불만을 표출하고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요구한 것도 이번 사건 배후로 북한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보는 이와 함께 4명의 암살 주모자들이 1년전부터 김정남의 출입국 동태와 생활 방식 등을 감시하며 이번 암살작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남이 최근 다녀간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의 여행 스타일을 파악하려 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와 함께 달아난 나머지 3명의 남성 용의자는 이미 지난 13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행방이 모호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작전후 철수는 전문 공작원들이 통상 쓰는 방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여성 2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참여한 이번 김정남 암살작전에 앞서 남성 용의자 3명은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하기 1시간30분전부터 공항내 식당 '비빅 헤리티지'(Bibik Heritage)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암살 현장과 50m 떨어진 이 식당에서는 김정남 습격의 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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