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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부검 결과 수용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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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부검 결과 수용하지 않겠다”

입력
2017.02.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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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17일 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병원 부검동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쳐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17일 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병원 부검동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사건과 관련, 북한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부검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17일 밝혔다. 사건 이후 북한의 첫 공식 반응으로, 부검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북한에 불리한 독살 등으로 결과가 나올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이날 오후 11시 30분(현지시간)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병원(HKL) 앞에 예고 없이 나타나 “말레이시아 측은 우리의 허락과 참관 없이 부검을 강행했다”며 “일방적으로 진행된 부검 결과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categorically reject)”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 측에서 북한인이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며 신원 확인을 요청해 확인을 해줬다”고 밝힌 뒤 “그러나 우리의 허락과 참관 없이 말레이 정부가 부검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지난 15일 부검이 진행된 쿠알라룸푸르병원 부검동에 5시간 가량 머물렀다.

강 대사는 또 시신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부검이 종료된 뒤 “말레이시아 경찰 측에서 (샘플이 채취된) 시신이 더 이상 필요가 없다면서 시신 인도 의사를 밝혔고, 시신 인도를 위한 서류를 요청해 외교부에 제출했다”며 “하지만 그로부터 하루가 지났는데도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현지 경찰 고위 관계자를 만나 지체 없는 시신 인도를 강력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사인과 무관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사인과 무관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것은 말레이시아 측이 무언가를 은폐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적대세력과 결탁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라며 최순실 사태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정부를 끌어들였다. “역대 최악의 정치 스캔들에 휩싸인 한국 정부가 처참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이라는 주장을 펼친 강 대사는 “남한 보수세력이 박근혜 정권을 구하고 안팎의 반발에 시달리고 있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근거로 삼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도 폈다.

이 뿐만 아니라 강 대사는 적대세력과 야합하는 말레이시아의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사건을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여성의 ‘공격’을 받은 뒤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5일 쿠알라룸푸르병원에서 부검을 실시했으며, 샘플 분석 결과가 나오는 주말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시신 부검 결과 얼굴에서 산성 물질로 인한 화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몸통에는 주사바늘 흔적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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