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TV’로 맞붙는다. 각각 ‘네이버TV’와 ‘카카오TV’라고 이름 붙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는 18일부터 다음 포털의 ‘다음tv팟’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카카오TV’를 합친 새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를 출범시킨다고 17일 밝혔다. 새롭게 태어나는 카카오TV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와 연동되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톡에서 원하는 영상 채널을 플러스 친구로 추가하면 해당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나 새 영상이 등록될 때마다 메시지로 알려준다. 대도서관, 허팝 등 유명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들을 ‘카카오TV PD’로 영입해 이들의 영상도 제공한다. 카카오TV는 상반기 중 아프리카TV 별풍선과 비슷한 ‘후원하기’ 기능을 붙이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실시간 개인방송을 할 수 있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인기 방송 편집본 등을 제공하는 ‘TV캐스트’와 영상 재생 프로그램 ‘미디어플레이어’를 ‘네이버TV’로 통합했다. 네이버TV는 MBC와 협업한 웹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 걸그룹 트와이스의 웹예능 ‘로스트 타임’ 등 전용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웠다. 아울러 제휴 업체들이 네이버TV에서 손쉽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개편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달 간격으로 새 동영상 플랫폼을 내놓은 것은 모바일 동영상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 유튜브가 거의 장악했던 국내 동영상 시장은 2014년 말 지상파 3사와 CJ E&M 등 총 8개 방송사의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스마트미디어랩(SMR)이 유튜브에 방송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네이버, 카카오 두 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두 업체는 SMR에 광고 선택권을 주고, SMR에 유리한 수수료율을 조건으로 제시했었다. 그 결과 두 업체의 입지가 확대되긴 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의 월 평균 이용 시간은 여전히 네이버(210분)가 유튜브(666분)의 약 30%에 그쳤다.
그러나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모바일 동영상은 두 업체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이용자당 동영상 앱 이용시간은 평균 16시간으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2배나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콘텐츠 공급업체 의존도가 큰 탓에 아직 동영상을 통한 매출은 거의 없지만, 전용 콘텐츠를 강화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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