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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정경유착 해소 역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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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정경유착 해소 역량 시험대”

입력
2017.02.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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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삼성 운영 공백 가능성 낮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입장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입장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 외신들도 일제히 주목했다. 글로벌기업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도자’인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지도력 공백’이 전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한국 민주주의와 사법체계가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 거대 족벌경영 기업과 정부의 유착관계를 해소할 결정적인 돌파구라는 장기적 의미도 제시했다.

17일 APㆍAFPㆍ로이터 등 주요외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아울러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전달해 경영승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우회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삼성의 경영승계 비리 의혹 수사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도했다.

해외 언론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불량 폭발사건에 이어 큰 악재를 만났다며, 인수합병 등 기업 차원의 커다란 결정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이 자동차업계 진출을 위해 추진한 하만인터내셔널인더스트리 인수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 이 부회장은 삼성의 상징적 지도자일 뿐 운영공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반대 예측도 덧붙였다.

일본 언론은 한국 정가와 업계의 반응에도 관심을 보였다. NHK방송은 “이 부회장의 구속에 청와대와 삼성이 충격을 받은 상태”라 전했고 교도통신은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이 한국 국내총생산의 20%에 해당해 삼성의 경영 정체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한국 재벌의 고질적인 정경유착과 이에 관대한 사법체계의 문제를 해소하는 상징성을 지녔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회장 부패 조사는 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족벌경영 재벌그룹이 저지른 ‘화이트칼라 범죄’를 비교적 젊은 민주주의와 사법체계가 처벌할 역량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고 분석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한국에서 이번 최순실 스캔들이 오랫동안 이어진 재벌과 정부의 '안락한'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개혁 요구도 촉발했다는 점을 짚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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