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한 발언들로 '사이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과연 '악플'에도 사이다 같은 대꾸를 할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그에게 트위터에서 뽑은 악플더미를 내밀었다. 이 시장은 "선플도 뽑아오시지 진짜 악플만 뽑아왔네"라며 투정을 부리면서도, 악플에 소송을 서슴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차분히 대응했다.
"이재명이 안희정보다 한 살 많은데, 한 10년은 형 같다. 외모만 그런 건 아니다"라는 악플을 읽을 땐 고개 숙여 웃었다. 이 시장은 "제가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 봅니다"라며 인정하면서도 "정신적으로 조금 더 성숙하다는 뜻인가요?"라고 반문하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대선 경쟁력도 지적 받았다. "솔직히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ㆍ최순실 사태 아니었으면 대선 출마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라는 한 네티즌의 의견에 이 시장은 "제가 박근혜 대통령 덕을 많이 본 사람이다. 탄핵안이 의결되자마자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경선 국면이 되면 다시 지지율이 회복할 것"이라며 웃었다.
'사이다 이재명'이라는 별명이 '막말 이재명'으로 변할 때도 있다. "이재명과 트럼프는 성격이 완전히 똑같네"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 시장은 "제가 제일 안 좋아하는 말"이라며 발끈했다. "조금 같은 면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왕이면 샌더스로 비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크고 직선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불합리한 막말은 아니다"라며 다소 억울해하는 모습도 보이며 "'성공한 샌더스'로 불러달라"고 외쳤다.
'형수 욕설 파문'과 관련한 가족 문제도 거론됐다. "가정도 화합 못 하면서 나라가 우습나요"라는 한 네티즌의 지적에 이 시장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졌다. "형님하고 싸운 이야기 말씀이죠?"라고 말문을 연 이 시장은 "7남매 중에 딱 한 형님이 지금 '박사모' 성남지부장을 하고 계신다"며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그 형님이 병든 어머니를 때렸다는 사실을 알고 참을 수가 없었다"고 이어가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좀 더 수양해서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는 반성도 덧붙였다.
'기본 소득', '청년 배당' 등 진보적인 정책활동을 이어간다는 이유로 ‘공산주의’ ‘빨갱이’ 같은 악플도 자주 보인다. 이 시장은 "결과물을 나누는 게 아닌 출발선을 같게 하자는 의미다"라며 자신의 정책 신념을 설명하며 "저는 민주주의자입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빨갱이'라는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라며 당부했다.
이 시장은 과격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도둑 잡을 때는 과격하게 잡아야지 점잖게 하면 못 잡습니다"라고 항변했다. "이런 것도 저의 장점이니 한 번 봐주세요"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악플러들에게 "악플 하지 마세요!"라고 ‘직구’를 날렸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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