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와 정상회담 親이스라엘 재확인‘두 국가 해법’변경 시사
지난 20년간 중동평화의 축 역할을 해온 ‘두 국가 해법’이 존폐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親) 이스라엘로의 외교노선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을 포기할 수 있음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이어진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국가 해법이든 두 국가 해법이든 당사자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원하는 해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는 “조만간 이-팔 분쟁의 ‘궁극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정착촌 문제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대민주국가’ 이스라엘을 의미하는 한 국가 해법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결국 기존의 중립 입장에서 후퇴,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논란이 되고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건에 대해서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아주 면밀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CNN 방송은 이번 정상회담 이전부터 백악관 내에서 두 국가 해법을 철회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팔 양국이 각각 독립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20년 넘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당사국을 비롯, 국제사회 내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두 국가 해법이 최선의 평화정착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를 인용해 “이슬람과 유대교 두 체제가 공존하는 단일국가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지만, 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격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은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안이 없다”며 “미국이 두 국가 해법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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