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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트럼프 "힐러리 측 음모"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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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트럼프 "힐러리 측 음모" 강공

입력
2017.02.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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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노동장관 내정자에서 사퇴한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15일 노동장관 내정자에서 사퇴한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출범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트럼프 행정부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탄핵 여론이 힘을 얻는 데다 핵심 측근마저 잇따라 낙마ㆍ사퇴하면서 겹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강공을 퍼부으며 각종 의혹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에 휩싸였던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내정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장관 내정자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논란으로 낙마한 지 이틀 만이다. 퍼즈더는 성명에서 “신중하게 숙고하고 가족과 논의해 내린 결론”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지 못하더라도 대통령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한 퍼즈더 내정자는 지명 당시부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패스트푸드 기업 ‘CKE 레스토랑’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반(反) 노동자 행보를 견지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초과근무수당 확대 등을 적극 반대해 민주당 측과 거듭 대립했다. 최근에는 한 언론이 미국 내 취업 자격이 없는 가사 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가정부의 신분 문제를 인지한 뒤 바로 해고했다’고 해명했으나 여론은 물론 당내 분위기도 냉랭하다. WP에 따르면 이날 퍼즈더 사퇴를 앞두고 최소 1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지를 철회했다.

러시아 커넥션 의혹도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이다. 플린 전 보좌관이 물러난 후에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폴 매너포트 역시 러시아 측과 수시로 통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매너포트가 러시아 측과 수시로 통화했다는 것을 전ㆍ현직 공직자 4명을 통해 확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선 캠페인 때부터 러시아와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결국 러시아와 내통 배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러시아 게이트’로 번질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를 강공으로 돌파하는 중이다. 그는 이날 오전 일찍 1시간 동안 6건의 트윗을 연달아 게시하며 “가짜뉴스 미디어들이 음모론과 맹목적 증오에 미쳐 있다”며 “말도 안 되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은 선거에서 진 힐러리 클린턴 캠프가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한 시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보유출 배후로 구체적으로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을 지목하며 “기밀 정보가 정보 당국에 의해 불법적으로 언론에 뿌려졌다. 이는 매우 반(反) 미국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 제기와 마찰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여론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이날 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촉구 온라인 서명을 모으는 사이트 ‘당장 트럼프를 탄핵하라(impeachdonaldtrumpnow.org)’에는 87만명이 서명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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