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읽히고 싶은데, 난이도가 조금 높지 않나요?”
“정말 좋은 지도인데, 이 지도를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잘 읽어줄 수 있을까요?”
“지도가 정말 아까운데 QR코드를 넣어서 움직이는 영상까지 결합시키면 어떨까요?”
역시 학부모의 질문이 많았다. 15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복합문화공간 워켄드 아크홀에서 열린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북콘서트 무대에 오른 이들은 ‘아틀라스 역사시리즈’로 편집부문을 수상한 사계철출판사(사계절) 인문팀의 이진 팀장과 이창연 대리, 그리고 외주 제작을 맡은 강창훈 편집자, 지도제작자 김경진씨였다.
역사책을 글이 아니라 지도와 연표, 사진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2004년 ‘아틀라스 한국사’에서 시작해 ‘아틀라스 세계사’ ‘아틀라스 중국사’ ‘아틀라스 일본사’를 거쳐 지난해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까지 12년 만에 5권으로 완간됐다. 통사 형식으로 서술하되 주요 역사 장면을 100개 정도 뽑아 내용은 200자 원고지 기준 8매 안팎으로 줄이고, 그 대신 지도를 중심으로 한 유려한 시각물로 풀어냈다. 국내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중ㆍ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물론, ‘역사 덕후’들에게 열렬하게 환영 받았다.
사계절에서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고 나간 뒤에도 외주 제작을 해온 강 편집자는 “책의 한 페이지를 펼쳤을 때 한가지 주제를 양 면으로 단 한번에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작업이라 지도가 주는 첫 인상을 무엇으로 정할 것이냐, 그에 따르는 세부 이미지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단행본 한 권 작업이 원고가 들어온 뒤 보통 3~4개월 정도 걸린다면 이 책은 2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고 말했다. 들어간 공력이 이만 저만이 아닌 셈이다. 강맑실 사계절 대표는 “사계절은 ‘한국생활사박물관’ 이후 대형 기획물을 쭉 해왔는데 이 시리즈 이후 더 이상 대형기획물을 안 하겠다고 할 정도였다”며 웃었다.
이진 팀장은 “워낙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 망설인 적은 있었지만, 이 시리즈를 내고야 말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매우 확고해 12년간 지속해올 수 있었다”면서 “이 책으로 역사를 공부했다는 대학생들을 만나거나 이 책만 목놓아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이 책의 ‘완간’을 아쉬워했다. 유럽 등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한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강씨는 “‘아틀라스 사기’ ‘아틀라스 삼국지’도 이론상으론 가능한데 이 책을 살 수 있는 시장의 크기, 실제 지도로 구현해낼 전문가의 존재 등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며 “나중에라도 다시금 이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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