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충북 제천의 A보육원(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던 아동 52명은 매일 지옥을 경험했다. 원장과 교사들은 이 오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벌이라며 생마늘을 먹였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길게는 수 개월간 난방도 안 되는 독방에 가두는 등 수 년간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아동과 장애인 등이 생활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평가 결과 8곳 중 1곳 가량이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A보육원처럼 아동과 장애인의 인권침해를 일삼아 이 부문에서 최하등급을 받은 곳도 13곳이나 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아동복지시설(286개소), 장애인거주시설(1,134개소), 장애인직업재활시설(461개소) 등 총 1,881개소를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시설 평가 결과 아동복지시설 10개소(3.6%), 장애인거주시설 95개소(8.4%), 장애인직업재활시설 21개소(4.6%) 등 총 126개소가 최하등급인 F등급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D등급까지 포함하면 낙제점을 받은 곳은 242곳으로 전체의 12.9%에 달한다. 전체 평가대상 시설의 총점은 평균 84.7점으로 2013년 조사(85.2점)때보다 소폭 하락했다. 우수등급(A, B)을 받은 곳은 1,431개소(76.1%)로, 시설 별 우수등급 비율은 아동복지시설(91.5%), 장애인거주시설(74.7%), 장애인직업재활시설(71.1%) 순이었다. 평가는 ▦시설ㆍ환경 ▦재정ㆍ조직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ㆍ서비스 ▦지역사회관계 ▦이용자 권리 등 6개 영역으로 이뤄졌다.
특히 인권침해 여부를 보여주는 ‘이용자 권리’ 영역에서 13곳이 F등급을 받았다. 아동학대와 장애인 성추행 등을 저질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아동복지시설 8곳, 장애인거주시설 4곳, 장애인직업재활시설 1곳이다. 이번 평가부터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를 저질러 지자체로부터 ‘사업정지‘ ‘시설장 교체’ ‘시설 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곳에 대해서는 인권영역 평가등급을 강등하는 제도가 도입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평가결과 우수시설에는 시설 당 100만~7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미흡시설에는 방문컨설팅 등 품질관리 컨설팅 등에 나설 예정이다. 시설별 평가결과는 16일 오전부터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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