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과 공동 기술 시연 성공
“5G 해외서도 같은 품질로 제공”
# A국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인근의 B, C, D국가에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 소방 대원을 파견했지만 효과는 높지 않았다. A국가의 5세대(5G) 통신망이 인근 국가와 연동이 되지 않아 국경을 넘는 순간 로봇의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졌기 때문이다.
5G 시대가 다가오면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해야 하는 커넥티드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상용화가 급물살을 타겠지만, 이처럼 각국의 네트워크 환경이 다르면 해외에서의 실효성은 떨어지게 된다. 최근 해외 통신사와의 5G 연동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돼 국가간 장벽을 뛰어넘는 5G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본에 위치한 현지 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의 5G 연구소에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 함께 ‘사업자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은 통신 사업자별로 구축해 둔 네트워크를 가상화해 이를 서로 연동하는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세계 최초 대륙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이다. 해외에 나가더라도 AR, VR 등 5G 기반 서비스를 국내에서와 같은 품질로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커넥티드카로 하루 한번 카페를 꼭 들리던 고객이 독일로 여행을 가면, 현지 렌터카가 비슷한 환경의 차량을 보내주고 숙소에서 가까운 카페 경로를 추천해 주는 식의 맞춤형 서비스가 구현되는 것이다. 독일 시연에서는 도이치텔레콤의 5G 인프라와 국내 영종도에 구축된 SK텔레콤 5G 인프라가 서로 연동돼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전문가들이 한국 AR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 항공기 부품 수리에 성공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5G는 단순히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의 물리적 위치와 관계없이 지연 없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번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의 도입으로 5G 기반 글로벌 서비스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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