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모, 지난해말 11조 넘어 역대 최고
증가율 전국평균의 4배… 부동산 시장 과열 탓
부동산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지역 가계대출 규모가 지난해말 11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5일 발표한 ‘2016년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주요 특징’에 따르면 작년 말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제주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38.9%로, 전국 평균인 11.9%, 수도권 11.4%의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5,039만원으로, 전국 평균 4,645만원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73.4%로, 전국 평균 58.1%는 물론 수도권 69.4%보다도 높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1조1,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기타대출은 2조1,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작년 5월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8개월 동안 증가폭이 이전 8개월과 비교할 때 월평균 714억원에서 555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기타대출로 쏠리면서 기타대출 증가율은 역대 최대치인 42.8%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묶이자 토지ㆍ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주택외담보대출 등에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 같은 달보다 38.9% 증가했지만, 6개월 만에 40% 이하로 하락하고 전월대비 증가율도 소폭 하락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조짐을 보였다.
그동안 과열 양상을 보여온 제주지역 부동산시장이 다소 진정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한은 제주본부는 판단했다. 제주지역 주택거래량은 최근 3개월 연속, 토지거래량은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주택매매지수와 지가지수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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