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골프회동에 동반한 어니 엘스(남아공)가 당시 경험을 공개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15일(한국시간) 엘스가 “지금까지 함께 라운딩한 동반자 중 가장 특별한 사람들이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타이거 우즈와 세계랭킹 1위를 다퉜던 엘스는 말레이시아의 여왕을 비롯해 각국의 대통령과 골프를 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정상 외교 자리에 함께한 것은 엘스도 처음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서 목 부상으로 기권한 뒤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재활 중이었던 엘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초청에 즉각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반쯤 죽어가는 몸 상태라도 당연히 그런 자리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 엘스의 설명이다.
결국 엘스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 소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30㎞ 떨어진 교외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주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만났다. 라운딩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프로골퍼 출신으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트라우트, 엘스 등 4명으로 진행됐다. 18홀을 도는 동안 골프대결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트라우트가 같은 편이 돼 엘스와 경쟁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감기와 목 부상 때문에 무리하게 스윙을 하지 않았다는 엘스는 “공정한 경쟁이었다. 후반 9홀에서 내가 버디 몇 개를 잡았다”고 말했다. 승부 결과에 대한 질문엔 “무승부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농담조로 “외교적인 답변이 이루어졌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라운딩하는 동안 엘스가 운영하는 자폐증 환자들을 위한 재단 활동에 관심을 표시하자 도움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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