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동계아시안게임 종합 2위 탈환을 목표로 내건 한국 선수단이 15일 결전지인 일본 삿포로에 입성했다.
김상항 선수단장을 비롯한 한국 선수단 본진 41명은 15일 오전 일본 삿포로 치토세 국제공항에 도착, 19일 개막하는 제8회 동계아시안게임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29ㆍ대한항공)을 기수로 앞세운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종합 2위에 오른 것은 1999년 강원 대회(금메달 11개),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금메달 10개) 등 두 차례가 있었다. 직전 대회인 2011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대회에서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했으나 종합 순위는 카자흐스탄과 일본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김상항 선수단장은 “우리 선수단 모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로 대회에 참가했다”며 “종합 2위, 금메달 15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른쪽 정강이를 다쳐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승훈은 큰 부상이 아니라 출전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14일 내리고 기수까지 맡았다. 그는 “평창올림픽 리허설 무대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해 아쉬웠는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달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선수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한국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던 김보름(24ㆍ강원도청)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김보름은 “6년 전에는 어리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3개월 밖에 안됐을 때”라며 “당시와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다. 6년 전에는 참가에 의의를 뒀는데 이번에는 메달을 목표로 간다”고 설명했다.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최북단 삿포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총 64개가 걸려 있다. 우리나라는 선수 142명과 임원 78명 등 총 22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번 대회 참가국은 총 31개 나라로 집계됐으며, 참가 선수는 1, 1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의 종목에 선수 7명을 출전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전통의 강세 종목인 빙상의 쇼트트랙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대회 개회식은 19일 오후 4시 삿포로 돔에서 열리고 폐회식은 26일 오후 6시 마코마나이 실내 스케이팅파크에서 펼쳐진다.
한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 공식 숙소인 아파(APA)호텔이 여전히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논란이다. 지난달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한체육회에 선수단 숙소에서 극우 서적을 치우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극우 서적이 비치됐던 것으로 알려진 호텔 1층 로비에도 문제가 될 만한 책이 보이지 않았지만 객실과 객실 로비 등 내부에는 아파 호텔 모토야 도시오 회장이 쓴 극우 서적이 버젓이 비치돼 있었다. 논란 서적인 ‘진짜 일본의 역사 이론 근현대사 2’에는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 등을 왜곡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과 중국 선수단은 당초 이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었지만 극우 서적 비치 문제가 알려진 뒤 숙소를 변경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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