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에 배당까지… 투자 수익 5,000억원 육박
1만1,000원에 지분 6% 인수한 IMM PE는 1,200억원 넘는 수익
작년 말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지분을 매입했던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최근 치솟는 투자수익률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애초 시장가보다 다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인수한데다, 적지 않은 배당수익까지 기대되면서 이들은 불과 두 달 여 만에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지분 29.7%를 나눠 매입한 금융사 7곳은 작년 12월 1일 주당 평균 1만1,763원에 우리은행 주식을 인수했다. 당시 우리은행 주가(1만2,750원)보다 1,000원 가까이 낮은 것이다.
인수 직후 잠시 주춤했던 우리은행 주가는 이후 조금씩 상승, 14일 현재 1만3,700원까지 올랐다. 과점주주들로서는 벌써 주당 2,000원 가까운 투자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들의 보유 지분(2억70만4,400주)으로 계산한 지금까지 총 주식투자 차익은 3,888억여원에 달한다.
작년 12월에 매입했기 때문에 이들은 연말 배당도 받는다. 2015년 당기순이익 1조592억원을 올려 지난해 주당 500원을 배당했던 우리은행은 작년 1조2,6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배당을 할 걸로 전망된다. 과점주주들은 배당을 통해 추가로 1,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얻을 걸로 추정된다.
모두가 플러스 수익이지만 특히 더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곳은 ‘최소 가격’에 ‘최대 지분’을 사들인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다. IMM PE는 우리은행 주식 4,056만주(지분율 6%)를 작년 12월(4%)과 올 1월(2%)에 걸쳐 주당 1만1,000원에 낙찰 받았다. 이날 주가로 계산하면 주식차익으로만 약 25%(약 1,100억원) 수익률을 올렸고, 예상 배당수익까지 더하면 수익률은 무려 27%대다.
주당 1만1,600원에 2,704만주(지분율 4%)를 매입한 한화생명도 이날 현재 약 568억원의 주식차익에 135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더해 22%(약 700억원)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각각 4%의 지분을 주당 1만2,000~1만2,060원 사이에서 매입한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유진자산운용도 600억원 안팎씩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지분 3.7%를 매입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약 54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다만 이들이 실제 수익을 현실화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유진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매입 후 최소 6개월간 지분 매각이 제한돼 있고, 사외이사를 추천한 5개사는 최소 1년간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전략적 투자’를 한 이들이 당장 수익률이 높다고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과점주주들은 초반 수익 레이스에 ‘싱글벙글’이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아직 인수 초반이지만, 향후 금리인상 등으로 은행업종 전망이 좋고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으로 추가수익도 기대돼 우리은행 투자는 일단 성공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