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13일 오전(현지시간) 피살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그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이 위치한 세팡 지역의 압둘 아지즈 알리 경찰서장은 14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신원 미상의 북한 남성이 공항에서 병원으로 실려오던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이 이송된 쿠알라룸푸르 근교의 푸트라자야 병원 직원은 남성에 대해 “김씨 성이며 출생연도는 1970년”이라고 밝혔다. 1971년에 태어난 김정남과 다소 차이는 있으나 김정남이 계속해서 신원을 숨겨야 했던 점을 고려할 때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남 추정 인물은 출국 심사대를 거치지 않은 채 공항 쇼핑 구역에서 쓰러졌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또한 말레이시아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 현지 경찰 측이 숨진 인물에 대한 부검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전날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에 독침을 맞고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범행 후 도주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이를 북한 여성 간첩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피살 의심 사건에 대해 “우리는 관련이 없어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주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는 “내용 확인 중”이라며 “교민들에게 신변을 각별히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