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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버리고 떠나는 유커들… 제주공항 쓰레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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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버리고 떠나는 유커들… 제주공항 쓰레기 전쟁

입력
2017.02.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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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품 포장재 바닥에 마구 버려

100ℓ 쓰레기 봉투 100개 분량 넘어

“단속 나서도 단순 계도밖에 못해”

지난 12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떠난 제주국제공항 3층 국제선 출국대합실은 쓰레기로 ‘아수라장’이 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공항내 면세점 인도장에서 수령한 면세품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포장했던 종이박스와 비닐 등을 벗겨 대합실 바닥에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량은 100ℓ들이 쓰레기봉투 100여개 분량에 달했다. 중국인들이 떠난 후 미화원 3명은 대합실내 쓰레기를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지난 12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린 면세물품 포장재들로 쓰레기장으로 변한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대합실. 이 같은 광경을 한 제주도민이 촬영해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지난 12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린 면세물품 포장재들로 쓰레기장으로 변한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대합실. 이 같은 광경을 한 제주도민이 촬영해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제주도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장 사진을 촬영해 올리면서 “중국인들이 미친듯이 면세품 포장백을 벗겨 던지고, 청소 노동자분들은 하염없이 그걸 주워 한쪽에 산처럼 쌓아 두시고 계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선 대합실에서는 보기 힘든 황당한 일이지만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대합실에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중국 관광객 출국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와 오후 늦은 시간대에 이 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고육지책으로 출국대합실내 2곳에 ‘면세품 정리구역’을 따로 설치해 쓰레기를 버리도록 조치했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다. 정리구역내 쓰레기봉투를 비치했지만 중국인 관광객들 상당수가 봉투에 넣는 대신 그대로 대합실 바닥에 버리고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항공기 탑승을 앞둔 상태라 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단속에 나서더라도 단순 계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안내요원과 청소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면세점협회와 면세품 포장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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