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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보수 적통”… 반성 없는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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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보수 적통”… 반성 없는 한국당

입력
2017.02.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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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듣겠다던 민생투어버스

‘반성’ 지운채 “책임ㆍ미래”만 강조

거뒀던 의원 배지 돌려주기도

‘제로섬 게임’ 바른정당 속앓이

“탄핵 결론 나야 지지 오르는데…”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책임과 미래 국민 속으로'라고 이름 붙인 버스를 타고 전국투어를 출발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애초 투어의 이름은 ‘반성 미래 책임, 국민 속으로’였으나 ‘반성’이 빠졌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책임과 미래 국민 속으로'라고 이름 붙인 버스를 타고 전국투어를 출발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애초 투어의 이름은 ‘반성 미래 책임, 국민 속으로’였으나 ‘반성’이 빠졌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에서 간판을 바꾼 자유한국당이 모순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보수의 적통을 자처하면서 되레 보수를 좀 먹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당은 14일부터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는 ‘버스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애초에는 직접 국민을 만나 국정농단 사태를 반성하고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취지였다. 버스도 그래서 ‘반성 미래 책임, 국민 속으로 버스’로 명명했지만 출정식 당일 공개된 버스에선 ‘반성’이 슬며시 빠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책임과 미래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전국을 다녀오겠다”며 “우리가 보수적통으로 거듭나도록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국회의원 배지도 돌려줬다. 지난 달 비대위의 인적 청산에 동조한다는 뜻에서 소속 의원 전원에게 받아 금고에 보관하던 배지였다. 그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주요 당직자들에게 배지를 달아주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멀쩡하게 (당을) 나가서 배지 달고 다니고 국회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책임 없는 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이 떼고 다녀야 했다”고 했다. 이날로 ‘반성’은 끝났다는 의미다.

친박계는 ‘태극기 집회’를 국회로 옮겨온 듯한 행사도 잇따라 열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핵심쟁점’ 토론회를 개최해 헌법재판소에 탄핵 기각 결정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박 대통령은 정치적, 심리적으로 탄핵당했지만, 법률적으로는 탄핵당하지 않는다”며 “법리적으로 심판을 한다면 기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표자로 참여한 차기환 변호사도 “언론의 과장, 왜곡, 허위보도가 광풍같이 밀어닥치면서 그것이 탄핵소추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에도 참여하고 있는 윤 의원은 닷새 전인 9일에도 ‘태극기 민심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 바 있다. 당시에도 참석자들이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새누리당) 당명 교체 반대” 등의 손팻말을 든 채 애국가를 부르고 토론회장 입구에서 휴대용 태극기를 나눠줘 ‘국회의 태극기 집회’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친박 핵심부의 탄핵반대 행보와 달리 한편에서는 숱한 잠룡들이 조기 대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안상수 원유철 의원과 이인제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정우택 원내대표, 김관용 경북도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이완구 전 국무총리, 조경태 의원도 거론된다. 15일에는 보수논객인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한국당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국당의 행태에 속이 타는 건 바른정당이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국당과는 ‘제로섬 게임’ 관계일 수밖에 없다”며 “헌재의 탄핵 심판 결론이 어서 나야 보수층이 마음을 정해 바른정당의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고도 아직 한국당 내에 머무는 의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탄핵안 표결 결과를 보면, 한국당에서도 최소 62명의 의원들이 찬성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32명만이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바른정당 소속 한 의원은 “마음은 이쪽에 와있으면서도 몸만 한국당에 머무는 의원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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