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ㆍ이영탁 공동위원장 맡아
안희정 추격 겨냥 대세론 굳히기
민주정부 후계자 강조 나서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 6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안희정 충남지사의 추격세를 꺾고 대세론을 굳히려는 포석이다.
‘10년의 힘 위원회’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1차로 3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상임고문을 맡는다.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도 합류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등 여권 출신 지자체장들도 자문단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축사에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는 유능한 경제와 안보 토대 위에서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평화, 복지, 지역 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양성평등, 권위주의 타파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 국민통합에서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꿈은 저의 꿈이 되고, 제3기 민주정부의 과제가 됐다”며 “제3기 민주정부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고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차기 정부를 ‘제3기 민주정부’라고 칭한 것은 민주정부 10년을 잇는 후계자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안 지사는 11, 12일 호남 방문에서 참여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결정을 사과하는 등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의 적자(嫡子) 경쟁에 불을 댕겼다.
문 전 대표는 이후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도 “제3기 민주정부가 강력한 지방분권공화국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1주일 만에 충청 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 지사를 견제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15일 예비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앞두고 ‘준비된 후보, 새로운 대한민국’이란 기조로 자발적인 선거인단 참여를 호소하기로 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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