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 제약사에만 의존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을 국산화하기 위해 국내에 백신 제조 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국산 백신 확보를 위해 제조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올해 관련 예산 17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이는 주로 설계에 쓰인다. 제조시설은 2019년 이후에나 완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690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방역 전문가들은 그 동안 “구제역이 이미 토착화한 만큼 수입 백신보다는 한국형 맞춤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동물용 의약품은 인체용 약품에 비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제약회사 입장에선 큰 투자가 어려웠다.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 등 해외 제약사들이 별도의 동물의약품 사업부문을 두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김 장관도 이날 “국산 백신을 개발하려면 다양한 균주 확보 등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급되는 구제역 백신은 영국 메리알사(社)에 제조를 의뢰해 대형포장(벌크) 형태로 수입한 다음 소포장을 해 축협 등을 통해 축산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도 메리알 본사나 한국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백신 긴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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