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
사격 진종오 ‘최우수선수상’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8ㆍKT)는 늘 자기 자신과 싸웠다. 올림픽에 나가면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주위 기대 속에 말 못할 압박감을 받았고, 수 차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진종오는 언제나 그렇듯 2008베이징올림픽, 2012아테네올림픽,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다.
올림픽 사격 사상 최초로 개인 종목 3연패를 이뤄낸 진종오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코카콜라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진종오는 “고교 1학년 때인 1995년 사격을 시작해 올림픽을 네 번 참가했는데, 오래하니까 이런 상도 받는다”며 “올림픽 후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선수가 부러웠지만 이번엔 저한테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종오는 수상의 기쁨과 함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에 대한 동료애도 표현했다. 특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심리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500m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28ㆍ스포츠토토)를 언급했다. 그는 “저 같은 경우에는 올림픽 준비 당시 (주위 압박감에)그만두고 싶을 때면 선수 본연의 역할만 생각했다”며 “(이상화는)워낙 세계적인 선수니까 조용히 지켜봐 주시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오는 자신과 평창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내 본적”이라며 “평창에 응원가서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오가 태어난 곳은 강원 춘천이지만 그의 부모님은 평창 출신이다.
우수선수상은 펜싱의 박상영(22), 양궁의 장혜진(30)이 받았다. 박상영은 리우올림픽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혜진은 리우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신궁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양궁 국가대표팀(구본찬ㆍ김우진ㆍ이승윤ㆍ기보배ㆍ장혜진ㆍ최미선)은 우수단체상을 수상했다. 리우올림픽 양궁 종목에 걸린 남녀 개인ㆍ단체전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양궁 대표팀을 이끈 문영철 감독은 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이밖에 피겨 스케이팅의 차준환(16)과 태권도의 김소희(23)는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 역대 두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탁구 선수 출신 유승민(35)은 공로상을 받았고, 우수장애인선수상은 한국 패럴림픽 수영 사상 첫 3관왕 주인공인 조기성(22)이 수상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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