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대통령 탄핵정국에다 AI가 창궐하고, 인접지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해외연수를 추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도의회에 따르면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의회사무처 직원 3명, 집행부 2명 등 모두 12명이 다음달 15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터키,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스 등 4개국을 방문한다. 연수에는 1인당 500만원씩 총 6,000만원의 도비가 지원된다.
방문단은 로마 시각장애인협회와 스위스 아동복지시설, 로마관광청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터키 이스탄불의 소피아사원과 톱카피궁전, 블루모스크, 그리스의 아폴로 신전과 옴파로스 등 문화유적 관광도 주요 일정으로 삼았다.
그러나 문화복지위원회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시기가 부적절한데다 사실상 관광성 외유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해당 상임위 소속 한 의원은 연수 불참을 결정했다.
앞서 이달 23일부터 3월 4일까지 이탈리아와 그리스, 독일, 프랑스를 다녀올 예정이었던 교육위원회는 시기가 부적절하다며 해외연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문화복지위원회는 애초 계획대로 해외연수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한 일정을 취소하면 위약금 등 비용이 발생하고, 국가 신뢰도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해외기관과 약속한 일정을 취소하면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이 매우 혼란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문화복지위원회 정정희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도의원의 역할은 따로 있고, 도의원이 촛불이나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나갈 일이 아니다”며 “상임위원회별로 역할이 있는 만큼 이번 해외연수를 통해 우리 위원회에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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