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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부터 귀가까지 여성 안전 지켜주는 '반딧불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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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부터 귀가까지 여성 안전 지켜주는 '반딧불 편의점'

입력
2017.02.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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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충북도 손잡고 전국 첫 도입

위급한 여성 편의점에 긴급 대피

무다이얼링 전화기로 경찰에 신고

지난해 하반기 4대 범죄 10% 줄어

청주의 한 편의점 내부에 걸린 ‘반딧불편의점’ 현판. 이런 현판은 점포 입구와 벽면 등에도 걸려 주민들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충북도 제공
청주의 한 편의점 내부에 걸린 ‘반딧불편의점’ 현판. 이런 현판은 점포 입구와 벽면 등에도 걸려 주민들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충북도 제공

지난달 30일 자정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편의점. 직장 여성 A씨(36)가 헐레벌떡 문을 밀치고 뛰어 들어왔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 계속 따라오고 있다”고 도움을 청했다. 편의점 종업원은 곧 바로 무다이얼링 전화기(수화기만 들면 자동으로 신고)로 112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탐색한 뒤 A씨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었다.

충북지방경찰청과 충북도가 공동 운영하는 ‘반딧불 편의점’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딧불 편의점은 충북경찰청이 급증하는 여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사회안전망 사업. 성폭력·가정폭력 등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성이 반딧불 편의점으로 긴급 대피하면 편의점 측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무다이얼링 전화기로 경찰에 신고하는 시스템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의 안전한 귀가까지 책임진다. 정경호 충북경찰청 여성보호계장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 강도 예방을 위한 무다이얼링 전화가 있어 위치 파악과 경찰 신고가 쉽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했다.

경찰은 유흥가와 대학가 주변, 원룸촌, 인적이 드문 곳 등 여성 안전 취약지역의 편의점 163곳을 반딧불 편의점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곳에는 멀리서도 눈에 잘 띄도록 반딧불 편의점 임을 알리는 LED현판을 달았다. 현판 제작비는 충북도가 지원했다.

반딧불 편의점 시행 이후 해당 지역의 범죄는 실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반딧불 편의점이 운영되고 있는 지역의 성폭력(강간·추행)사건은 15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015년 7~12월)의 165건에 비해 7.1% 감소했다. 또한 이 기간 4대 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는 4,577건에서 4,158건으로 10%나 줄었다.

반딧불 편의점은 여성 뿐만 아니라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이나 어린이·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26일 보은군 보은읍에서는 새벽에 길을 잃은 아이(4)가 편의점 종업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또 같은 달 8일 청주시 상당구에서는 20대 여성이 가정폭력을 피해 반딧불 편의점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변혜정 도 여성정책관은 “경찰과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반딧불 편의점이 지역사회의 안전 체감도를 높이고 있다”며 “올해 반딧불 편의점을 알리는 LED현판을 추가 설치하고 주민 홍보 활동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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