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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돈을 벌었으니 이곳에 다시 갈라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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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돈을 벌었으니 이곳에 다시 갈라 줘야지”

입력
2017.02.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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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회장

소외계층에 금품기부ㆍ여행 등

30여년 간 100억원 나눔 실천

매년 이익금 최대 20% 환원

씨월드 이혁영회장이 회사로고가 있는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씨월드 이혁영회장이 회사로고가 있는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서(전남 목포) 벌었으니까 이 지역 불우한 야들(이웃)하고 갈라 줘야지.”

국내 연안여객선사 가운데 제주기점 여객·화물 수송량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씨월드고속훼리㈜의 이혁영(70)회장이 30년 넘게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이 지금까지 지역봉사에 쓴 금액만도 100억 원 이상. 그는 해마다 목포와 무안 등지의 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수천 명에게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은 세상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돌려줘야 한다”면서 “내가 가진 것이라고 해도 내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목포 최초로 목포경로대학을 설립해 22년간 학장으로 지내다가 최근 퇴임한 이 회장에게 다시 학장을 맡아달라는 요구도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사회에서 소외 받고 사랑이 그리운 800여명 노인들에게 외국어 교양강좌와 건강관리, 법률 상식, 놀이문화 등 맞춤형 복지를 선사했고, 봄과 가을에는 제주도 여행과 선진산업 시찰을 자비를 털어 제공했기 때문이다.

여름철이면 소년소녀가장과 사회시설원생 등 240명을 초청, 제주도 사랑투어를 16년째 이어오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아름다운 제주도 자연 속에서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8월 이혁영 회장이 소년소녀가장 및 사회시설원생들과 1박2일 천사들과 함께하는 제주도 사랑투어를 마치고 여객선에서 내려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혁영 회장이 소년소녀가장 및 사회시설원생들과 1박2일 천사들과 함께하는 제주도 사랑투어를 마치고 여객선에서 내려오고 있다.

그는 겨울철마다 범죄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고 노숙자에게는 ‘밥퍼’나눔행사를 연다. 또 산동네 어려운 가정에게 600장의 연탄을 배달하는 사랑의 연탄 나눔봉사, 다문화 가정과 소년가장 등을 초청해 만찬과 음악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기부도 다양하다. 연말에는 생활이 어렵고 추위에 고통 당하는 소외된 이웃에게 써달라고 해마다 3,000만원씩 10년 동안 총 3억5,000만원을 목포시에 기탁했다. 목포대와 목포해양대 등 대학발전기금도 이 회장의 몫이다.

이 회장은 지금도 10년 전 조손가정의 한 초등학생과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학생이 전남 해남의 한 식당에서 햄버그스테이크를 먹다가 남긴 절반을 형에게 갖다 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다. 이 회장은 “당시 사연을 접하고 연락을 주고 받게 됐는데 최근 그 아이가 서울소재 법대에 합격했다는 소리를 듣고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목포를 제2의 고향”이라고 밝힌 이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20대 후반인 1972년 외삼촌이 운영하는 목포~제주간 가야호(515톤) 사무장을 맡으면서 목포와 인연을 맺었다. 부도난 회사를 인수해 지금까지 키워온 그는 30대 중반부터 경영이익금 15~20%을 해마다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여객선 이용객이 줄어 기업이 어려울 때도 이 회장은 사재를 털어 봉사에 나섰다. 기업 이익의 나눔으로 사회적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이 회장의 별명은 ‘기부천사’, ‘키다리 아저씨’다. 해마다 100여 통의 편지를 받은 이 회장은 키는 작지만 마음의 키가 크다 보니 어린이들이 붙인 별명이다.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과 동행하고 싶은데 나이가 먹어 힘에 부칠 때가 있다”며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직접 몸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젊은 독지가들이 많이 나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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