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는 월 지출 중 30% 이상을 육아를 위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육아 비용은 저출산과 노후 준비 부족의 원인으로 꼽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9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과 출산계획이 있는 임신부 등 1,202명을 설문ㆍ심층 면접하고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345만8,000원) 중 월 육아비용은 107만2,000원으로 가계 지출 대비 평균 31%를 육아를 위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비용 주요 지출 항목은 돌봄 및 어린이집·유치원 비용(20.9%), 식료품비ㆍ외식비(14.9%), 사교육비(14.4%) 순이었다. 자녀가 어릴수록 돌봄 비용이, 학령기에 접어들면 사교육비가 부담 요인이었다.
한국사회의 육아 문화가 과소비적 측면이 있느냐는 질문엔 96.2%가 동의했다. ‘양육비용 부담은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94.5%)으로 꼽았고 ‘자녀 양육비용으로 인해 노후준비가 부족하다’(92.8%)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었다.
지출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육아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컸다. 자녀가 둘 이상인 응답자 중 76%는 ‘첫째 자녀에 비해 둘째 이하 자녀의 돌잔치 규모를 줄였다’고 답했다. 첫째 자녀 돌잔치 평균 비용은 약 260만원, 둘째는 약 148만원, 셋째는 약 95만원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앞으로 작은 돌잔치를 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92%에 달했다. 또한 93%는 육아용품을 물려받아 사용했고, 75.3%는 중고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등 육아비용 감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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