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지율 안희정과 접전 속
지난 대선 ‘안철수 책임론’에
부드러운 이미지 탈피 강경 발언
文과 양강 구도 구축 본격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적극 돕지 않아 대선에서 졌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말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호남 민심을 붙잡기 위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당 지도부도 호남행 열차를 타고 전북을 방문, 밑바닥 민심을 훑으며 지지율 반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안 전 대표는 13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지 않아 실망감을 줬다’는 지적에 “후보를 양보한 이후 40회가 넘는 전국 유세, 그리고 4회에 걸친 공동 유세를 했다”며 “선거 전날 밤에는 그 추운 강남역 사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양보만으로도 고맙다는 것이 기본적 도리 아니냐”며 “동물도 고마움을 안다. 그런 말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발간한 대담집에서 ‘선거 당일 안 전 대표의 미국행이 아쉽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제가 안 전 대표가 아니니까 알 수는 없죠”라고 애매하게 답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안 전 대표는 “힐러리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탓했느냐. 어처구니 없다”고 반발했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호남은 반패권(주의)의 성지”라면서 “패권 세력이 둥지를 트게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반문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예 뭐, 그냥 넘어가죠”라고 확전을 자제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안 전 대표가 초강수를 꺼내는 데는 당의 안방인 호남 민심이 흔들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매일경제와 MBN의 의뢰로 6~10일 조사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따르면 안 전 대표의 광주ㆍ전라지역 지지율은 문 전 대표(37%)의 절반 수준인 18.4%로 민주당 2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16.4%)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지난 간담회에서 간 보는 간철수 말고 강철수 되라, 울트라철수 최강철수 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참석자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당 지도부도 호남 민심 공략을 위해 총 출동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국 순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내년이 고려 현종이 전라도를 명명한 지 1,000년 되는 해인데 호남 집권은 김대중 대통령밖에 없다”면서 “내년 전라천년 기념식에는 반드시 전북을 대표하는 국민의당 대통령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호남 대권론’에 불을 지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천정배 전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 패권정치 종식,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언급하며 지지율 반등을 모색했다.
한편 손 의장 측은 17일 국민의당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입당식을 치른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선 무소속 이찬열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등 손 의장 측 인사들도 함께 입당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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