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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실패 버틴 뚝심.. 마침내 화웨이 납품한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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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실패 버틴 뚝심.. 마침내 화웨이 납품한 강소기업

입력
2017.02.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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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주파수 증폭기 업체 RFHIC

자금 회수 압박 버티며 제품개발

작년 415억원 수출 강소기업으로

“투자 받은 돈도 바닥나고 연구개발 성과도 없으니 주변에선 그만두라는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원천기술 개발만이 사는 길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통신장비용 반도체 전문기업인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의 조덕수(51) 대표는 1999년 창업 이후 무선주파수(RF) 증폭기 연구개발(R&D)에만 매달렸다. RF증폭기는 기지국에서 통신 신호를 받아 이를 증폭시켜 멀리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데, 개발에 착수한 이후 10년간 성과가 거의 없었다. 시장을 주도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려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R&D 비용을 댄 투자자들은 돈을 회수하겠다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조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고, 10년이 지난 뒤 기회가 왔다. 데이터 전달 효율이 높은 질화갈륨(GaNㆍ갠)을 RF증폭기에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회생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GaN 증폭기는 실리콘 소재가 적용된 기존 RF증폭기 보다 전파 전달 효율이 10% 이상 높다. 게다가 GaN 소재는 실리콘 소재보다 크기가 작아 기지국 소형화도 가능해졌다.

지난 9일 경기 안양시 RFHIC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남들을 쫓아가서는 2등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했다”며 “10년 간 적자를 보면서도 결국 이것만이 사는 길이라 생각해 연구개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RFHIC는 2013년 삼성에 이어 기지국 소형화를 추진하던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거래를 트는데 성공했다. 이후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며 RF증폭기 업계의 글로벌 강자로 떠올랐다.

RFHIC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수출액은 415억원.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조 대표는 민간 통신장비 시장에서 일군 성공을 바탕으로 군사용 레이더 등 방위산업 분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또 고주파와 광대역, 고효율을 요구하는 5G 시대를 대비해 이에 적합한 신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 대표는 “2020년까지 방위산업분야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대비해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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