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ㆍ최태원ㆍ정몽구 등 64개 대기업 계열 금융사 대주주 대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올해 계열 금융사 대주주 자격으로 대거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ㆍ증권ㆍ카드사 등 2금융권 회사들은 작년 말 기준으로 적격성 심사 대상인 대주주가 누구인지 파악해 이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오는 5월께 심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간 은행ㆍ저축은행에만 적용됐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2013년 동양 사태를 계기로 ‘오너 리스크’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2금융권으로 확대돼 올해부터 시행된다. 개인이 아닌 법인이 금융사 최대주주일 경우에도 그 법인의 최다출자자인 개인이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ㆍ삼성화재 등의 대주주이거나 최다출자자인 이건희 회장, SK증권의 최태원 회장, 현대카드ㆍ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정몽구 회장, 한화생명ㆍ한화손보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모두 올해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인 대기업 금융계열사는 64곳에 달한다.
금융사 대주주가 최근 5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시정명령을 받거나 최대 5년간 의결권(10% 초과분)을 제한 받는다. 그러나 재벌 총수들의 단골 범죄인 배임ㆍ횡령 등은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만약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확정될 경우, 향후 삼성생명 등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업법은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이들의 대주주 자격을 별도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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