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불법시술 의혹 회장ㆍ교수 자택 등 4곳
경찰이 13일 연구용 제대혈을 불법 시술한 의혹을 받고 있는 차광렬 차병원 그룹 총괄회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분당차병원과 서울에 있는 차 회장 자택, 차병원 제대혈은행장 강모 교수 자택 등 4곳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임상실험 연구보고서 등 박스 8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
강 교수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연구 목적과 관계없이 차광렬 회장과 차 회장 가족에게 제대혈 시술을 한 혐의(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은 병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왔다. 경찰은 강 교수의 혐의뿐 아니라 차 회장 일가가 제대혈 시술을 교사한 의혹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임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피부 노화방지(재산상의 이익)를 위해 강 교수에게 제대혈은행장 자리를 보전해주는 등의 반대급부를 부여하고 불법 시술을 받은 정황이 입증되면 처벌하겠다는 의지다.
제대혈은 태아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으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세포의 성장ㆍ재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가 풍부하다. 현행법상 치료ㆍ연구 목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얻어야 투여 받을 수 있으나 복지부 조사결과, 차 회장 부부와 차 회장의 부친인 차경섭 명예 이사장 등은 이런 절차 없이 모두 9차례 제대혈 시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 대해 진료기록부도 작성되지 않았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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