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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 지켰지만... "현대차 내실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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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 지켰지만... "현대차 내실 다져야"

입력
2017.02.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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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대 중 8대 해외서 판매 불구

영업이익률 10년 사이 반토막

“신흥시장 부진에 한시적 감소

국가별 신차 전략으로 적극 대응”

#2

몸집 커지며 시장대응도 느려져

중국 현지 전기차 생산량 ‘0’

“미래 먹거리 연구개발에 투자를”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GBC에는 부지 매입비 10조원 외에도 2조5,000여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될 예정이라 현대차의 재무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GBC에는 부지 매입비 10조원 외에도 2조5,000여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될 예정이라 현대차의 재무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8.1%(2010년)→34.3%(2016년).’

현대자동차가 연간 생산하는 차량 중 국내 공장 출시 비율이 2년 연속 3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차량 판매도 10대 중 8대 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졌다. 이젠 현대차는 국내 기업에서 벗어나 당당한 세계 5위 완성차 업체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러나 실속을 보면 우려투성이다. 세계시장에서 판매 점유율은 하락세에 있고, 수익도 5년 전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미래 먹거리인 신기술 차량 선점에서도, 차량 고급화 전략에서도 뒤쳐진 탓이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7개국, 18개 공장을 갖고 있다. 체코 노소비체 공장(2009년 준공)을 비롯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브라질 상파울루, 중국 베이징(3공장)ㆍ쓰촨성ㆍ창저우 등 6개 공장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던 2008년 이후 집중 신설했다.

이 영향으로 2010년부터 전체 신차의 국내공장 생산비율이 50%대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 2015년 처음으로 30%대로 낮아졌다. 대신 총 생산량은 대규모 해외공장 준공 이후인 2011년 400만대를 첫 돌파한 후 2016년 485만대를 생산했다. 기아차와 함께 세계 5위 판매업체로 오른 것도 이 무렵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계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에 따라 세계 곳곳에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 의존이 높아진 현대차가 갈수록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4년 수치(9.3%)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판매량도 최근 2년 연속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하락세에 있다. 지난해에도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차를 팔았다. 폭스바겐 등 1~4위 업체들이 전년에 비해 판매량이 늘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오히려 1.7% 감소했다.

수익 역시 ‘박리다매’구조에 머물고 있다. 차량 1대당 이익은 지난해 72만원에 그쳐 2011년보다 96만원가량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011년 10.3%에서 지난해 5.5%까지 떨어졌다. 내실을 다지지 못한 채 몸집 불리기만 집착해 한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한시적으로 감소한 것”이라며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신차공급과 주력차종의 상품성을 강화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커진 몸집 탓에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황을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0대 중 6대가 SUV, 픽업트럭 등이었는데도, 현대는 세단 위주의 공급에 집중하다 보니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7,000대(1.6%ㆍ미국공장 생산기준) 늘어난 데 그쳤다. 올해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 싼타페 공급량을 전년에 비해 2배 가량 늘리고 투싼 역시 추가 공급하겠다고 뒤늦게 전략을 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판매가 급성장(2011년 8,100대→2016년 50만대)하고 있는데도 현대차는 현지에서 1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문제는 중국시장 확장여부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는 올해 10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대표적 고수익 미래형 먹거리인데도, 현대는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방식 탓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전 세계시장에서 판매 목표를 전년에 비해 4.6% 증가한 총 508만대로 제시했다. 여전히 외형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연구ㆍ개발투자에 집중할 때, 현대차는 외형투자에 주력하다 보니 성장이 멈추고 혁신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됐다”며 “각 공장의 역할과 물량 재조정 등 대대적인 구조개편과 함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현대차에도,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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