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못 연결된 이중구조 독특
‘탁월한 보편적 가치’ 충족해
충북 제천시는 고대 수리시설인 의림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부터 의림지의 학술적 가치를 발굴하고 보전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위해 ㈜한국정책능력진흥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연구원은 10일 중간보고서를 통해 “의림지가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위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벽골제, 수산제 등 다른 고대 수리시설이 단순히 제방을 막아 물을 보관하는 기능만 한 것과 달리 의림지는 용두산 물과 땅에서 용출되는 물을 보관하는 차별화된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의림지는 고대 수리시설 중 유일하게 해발 300m가 넘는 고지대에 자리한데다 두 개의 못(池)이 연결된 이중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연구원은 “의림지는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데다 구조가 독특하고 지금도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사실만 봐도 그 역사적·지리적 가치가 뛰어나다”며 “의림지만의 특성을 살려 수리역사박물관이나 수리공원 등으로 교육 체험 관광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천시는 연구용역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민의견 수렴을 거친 뒤 오는 4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자료를 완성키로 했다.
시는 문화재청을 거쳐 올해 안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예비 단계다.
이근규 제천시장은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통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지역 사회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제천 의림지는 2,000~2,500년 전인 삼한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고대 수리시설로 꼽힌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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