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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격적 표현에 가장 관대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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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격적 표현에 가장 관대한 사회”

입력
2017.0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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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여성들의 행진'에서 한 시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여성들의 행진'에서 한 시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사회의 활발한 정치 풍자는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그 토양이다. 미국인들은 전세계 주요국 중 정부 비판과 그외 공격적 표현에 대해 가장 관대한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리차드 와이크 국제 태도연구 디렉터는 최근 2015년 전세계 38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재분석해 “미국인들은 세계 어느 주요국보다도 공격적인 표현에 개방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 중 95%는 공개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답해 스페인(96%), 영국(94%) 등과 함께 최상위권에 속했다. 이는 전체 중위값(80%)보다 15%포인트 높았다. 한국은 70%에 그쳤으며,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9개국) 중간값(70%)은 지역별 중간값 중 가장 낮았다.

한편 미국인들은 정부뿐 아니라 이질적인 종교,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대한 언어적 공격도 폭넓게 수용했다.‘타인의 종교 등 신념을 공격하는 발언을 공개된 장소에서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77%가 그렇다고 응답, 38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캐나다(6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인종, 성 정체성 소수자를 향한 공격적 표현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답한 응답률(67%)도 최고치였다.

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반감이 커지는 등 세대 간 인식차가 드러났다. ‘조용한 세대’로 불리는 노년층(1920년대 말~1940년대 초 출생)은 12%만 ‘정부가 국민들의 소수자 혐오 발언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반면 젊은 세대일수록 소수자 혐오 발언에 대한 제재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35~50세는 27%가 동의했고,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는 40%에 달했다. 종교ㆍ언론ㆍ집회 등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제1조의 정신이 남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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